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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뻔한 영화가 아니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면 주목하라 <돌연변이>
입력 2015-10-16 10:17  | 수정 2015-10-16 10:25

상체는 물고기, 하체는 사람인 '생선인간'이 등장했다. 유래없는 파격적인 소재, 처음 보면 '헉'소리가 절로나는 충격적인 비쥬얼, 하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내용은 그 어떤 영화보다 진지하고 무겁다.

지극히 평범한, 어찌보면 찌질하기까지 한 청년 박구(이광수 분)는 약을 먹고 잠만 자면 30만원을 주는 생동성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신약의 부작용으로 박구는 하루 아침에 '생선인간'이 된다. 갑자기 등장한 돌연변이의 모습에 대한민국은 큰 충격에 빠진다. 각종 매스컴과 SNS는 그런 구의 모습을 퍼다나르기 바빴고 누군가에겐 사기꾼, 또 누군가에겐 연예인, 다른 누군가에겐 악마로 비춰지게 된다. 구는 일약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고 '생선인간 박구 신드롬'이라는 사회현상까지 생겨난다. 그러나 제약회사의 음모로 구는 대중에게서 외면받고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다.


유래없이 파격적인 '생선인간'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대세 배우 광수, 이천희, 박보영이 뭉쳤다. 영화 <돌연변이>를 위해 배우들이 얼마나 깊은 고민과 연구를 했는지 영화 곳곳에 그 흔적들이 묻어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또 한뼘 더 성장한 그들의 모습을 눈 여겨 볼만하다.

특히 이광수는 약 8kg의 탈을 쓰고 최대 6시간 분장 과정을 거쳐 캐릭터 구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생선' 모습으로 분해야했기 때문에 배우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얼굴과 표정을 드러낼 수 없었다. 이광수는 돌연 '생선인간'으로 변해버린 구의 혼란스러운 극한의 심리를 손짓, 몸짓, 목소리만으로 담담하게 묘사해낸다.

홀연히 나타나 순식간에 우리 사회를 충격과 혼란에 빠지게 한 구. 가장 평범한 인간이자 또 가장 평범한 인생을 꿈꿨던 구. 이광수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이 눈길을 끈다.


욕망에 눈 먼 사회, 진짜 '돌연변이'는 과연 누구일까?

대한민국의 평범한 취준생이었던 구는 돈 때문에 생동성 실험에 참여했고 하루 아침에 생선이 되었다. 영화의 포커스는 이 '돌연변이' 구에게 맞춰지는 듯 했다. 하지만 영화의 시선은 점차 구를 넘어 구의 주변 사람들, 우리 사회 전체로까지 이동한다.

구를 취재해 정직원이 되고자 하는 인턴기자 '상원'(이천희 분), 구의 존재를 인터넷에 올려 이슈녀가 되고자하는 주진(박보영 분), 제약 회사를 상대로 보상금을 얻어내려는 아버지(장광 분)….

영화 <돌연변이>는 구를 '생선인간'으로 만들어버린 우리나라 사회 현실에 주목한다. 지독한 청년실업의 현실, 인권보다 돈이 중시되는 사회, 언론의 왜곡된 보도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돌연변이' 구를 통해 풍자한다. 욕망에 눈이 멀어버린 사람들과 하루 아침에 무섭게 달라지는 대중의 시선을 따라가며 '이러한 우리 사회에서 진짜 돌연변이는 과연 누구일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국내 사상 최초로 제 66회 칸 국제영화제 단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세이프>의 각본가인 신예 권오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5년 토론토 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가 주목한 영화 <돌연변이> 이광수, 이천희, 박보영 주연. 10월 22일 개봉.

MBN 뉴스센터 임헌진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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