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장 전부터 암초 만난 기업들, 속사정도 가지가지
입력 2015-10-16 10:03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들이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 상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기업을 이끄는 대표들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상장 작업 중단은 물론, 향후 심사 승인 전망 역시 불투명해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 네이처리퍼블릭 등 IPO 대어급으로 꼽혔던 기업들의 상장 준비 작업에 차질이 생겼다.
당초 네이처리퍼블릭은 이달 임시주총을 거쳐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다음달 유가증권시장 상장할 계획을 세웠으나 최근 대표이사가 구속되면서 관련 업무를 전면 중단했다. 네이처리퍼블릭 IPO 주관사였던 대신증권 역시 관련 작업을 모두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줄곧 적자에 시달리다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네이처리퍼블릭은 급증하는 중국 매출을 발판으로 국내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할 것으로 여겨졌다. 당시 업계에서 예상한 시가총액은 5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도 전에 ‘오너리스크에 직면해 연내 상장은 물거품이 됐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이달 초 상습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된 데 따른 것이다. 정 대표는 마카오 카지노에 수수료를 주고 VIP룸을 빌린 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40억원대의 해외 원정도박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상장이 늦춰진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IPO는 지연되고 있으나 여전히 진행하고 있으며 최적의 상장 시기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 또한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소송전에 상장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IPO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관련 작업이 무사히 진행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호텔롯데 상장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이번 소송 자체가 롯데그룹 전체의 경영과 관련된 이슈라는 점에서 호텔롯데가 원래대로 IPO 작업에 착수하는 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IPO 절차를 밟는다 하더라도 상장을 심사하는 거래소에서 이번 소송전이 기업의 영업활동과 안정성 등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해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상장 전부터 터져나온 악재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기업도 있다.
하반기 IPO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LIG넥스원은 방산 비리 수사와 공모가 과대 산정 논란 등으로 흥행에 참패했다. 당시 LIG넥스원의 공모 청약 경쟁률이 4.74대1에 그쳤다. LIG넥스원은 지난 2일 상장했으나 시초가(6만8400원)와 종가7만2800원) 모두 공모가 7만6000원에 미치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고, 이후 공모가 부근을 맴돌았다. 단, 지난 14일 신규 무기 ‘천궁을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틀 연속 급등해 전날 8만8300원까지 올랐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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