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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특혜 추천곡, 불공정 실태 심각하다
입력 2015-10-13 16:0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각 음악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 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자리잡은 음원이 있다. 얼핏 보면 가장 인기 있는 음원같으나 해당 사이트가 추천하는 곡이다.
이는 각 음악 사이트의 '꼼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리나라 음원 사이트는 대부분 유통사가 운영하고 있는데, 자신들이 투자한 가수의 음원을 '추천곡'으로 올려놓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른바 '제식구 밀어주기'가 심각하다.
'음원 사재기' 논란과 더불어 '추천곡'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에 대한 불공정 실증 사례가 공개돼 관심이 쏠린다.
음악업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디지털 음악산업 발전 세미나'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디지털 매직 스페이스 12층 다목적홀에서 개최됐다. 토론 발제자 경희대학교 김민용 교수는 이날 멜론, 벅스, 소리바다, 엠넷닷컴, 올레·지니 등 국내 5대 음악 사이트의 추천곡 현황 자료(2015년 8월 기준)를 조사·분석해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각 사이트 내 추천곡은 특정 기획사 소속 가수의 음원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멜론은 로엔엔터테인먼트 유통 가수의 음원 57%가(64개) 추천곡에 포진했다. 올레·지니는 KT뮤직(KMP홀딩스) 유통 가수의 음원이 42%(70개) 가까이 됐다. 엠넷닷컴은 CJ E&M 유통 음원이 27%(46개)를 차지했다.
일부 사용자는 흔히 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노출된 실시간 차트 톱10을 선택해 '전체 듣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음악사이트가 올려놓은 '추천곡'이 가장 먼저 스트리밍 된다. 이렇게 자동으로 스트리밍 된 음원은 자연스럽게 순위에 반영된다.
김민용 교수는 "랭킹 차트 최상위에 위치할수록 '이 음원이 인기가 높다'는 시그널(신호)를 주게 되고, 사람들은 무작정 따라가고 싶은 '무리 효과(Information Cascades)' 탓 의도하지 않은 소비행위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추천곡이 톱 100 차트에 진입하는 평균 시간은 반나절이면 충분했다. 분석기간 내 추천곡 61개 음원을 무작위 추출해 살펴본 결과 추천 당일 톱100 평균 진입 순위는 28위였다. 0.5일 이후에는 13위까지 치솟았다.
시간이 경과해 추천곡과 비추천곡의 순위 하락세도 큰 차이가 났다. 추천곡은 약 2주간 20~30위권을 유지한 반면, 비추천곡은 1주일 이내 50위권 밖으로 급격히 이탈했다.
김 교수는 "어느 기획사가 추천을 받고 싶지 않겠느냐"며 "분석한 데이터만 보더라도 특혜 시비를 피해가기 어렵다. '추천'은 곧 '낙하산 특혜'다. 끼워팔기로 인한 차트의 공정성 훼손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해결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추천곡' 제도 폐지가 불가능하다면 선정 원칙과 과정을 공개할 것과 추천곡 자리를 랭킹 차트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반짝 1위'를 양산하고 음원 사재기를 유도하는 '실시간 차트'도 개선할 것을 김 교수는 제안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집계에서 제외하고, 오직 다운로드한 수치만을 차트 순위에 반영해야한다는 의견이다.
한편 앞서 12일 기자간담회를 연 멜론 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 신원수 대표는 "'추천곡'은 다양한 장르의 좋은 음악이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순기능도 있다"며 "다만 공정성과 합리성이라는 면에서 개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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