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형 은행 개인정보관리 '허술'
입력 2007-09-13 11:57  | 수정 2007-09-13 13:43
올해 초 국민은행이 수천명의 개인정보를 유통시키다 적발돼 충격을 줬는데요.
은행권의 정보관리는 여전히 변한 게 없습니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국내 대형은행들의 고객 정보 관리 실태를 강태화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우리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김모씨.

김씨는 귀찮을 정도로 자주 걸려오는 대출 상담 전화를 받아야 했습니다.

전화가 온 곳은 대부업으로 등록된 대출 중개 업체.

인터뷰☎ : 대출중개업체 관계자
-"여러군데 대출업체로 고객정보를 뿌리는 은행도 있고, 자체적으로 저장해 두는 곳도 있습니다. 콜센터가 어떤 은행과 연계돼 있는지 상담원은 자세히 모릅니다."

이 은행 뿐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고객정보를 대부업체 등에 유통시킨다는 충격적인 말입니다.


인터뷰 : 우리은행 대출담당자
-(은행과 계약이 체결돼 정보를 볼 수 있다고 하던데요?) "(대출중개업체를) 고발하세요 그럼. 고발해서 확인해봐요. 말이 안되는 것 아닙니까?"

문제는 허술한 정보 관리가 특정 은행에만 한정된 게 아니란 점입니다.

이모씨는 국민은행의 한 지점에서 보낸 스팸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씨는 문자 광고를 거부하려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인터뷰☎ : 수신거부 ARS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광고성 메시지를 거부할 수 있는 전화입니다. 고객님의 주민번호 13자리를 입력해 주십시오."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전화에 이씨는 보이스피싱 등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신거부도 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 해당지점 관계자
-(국민은행 이 지점과 거래 내역이 전혀 없어도 문자가 오나?) "그러면 안되죠. 문자가 갈 리가 없죠." (만약 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것인가?) "결과를 보고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 봐야 하고요..."

강태화/기자
-"지난 8년간 이씨가 국민은행과 거래한 모든 내역입니다. 하지만 은행의 말과는 달리 해당 지점과는 단 한 건의 거래도 없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지점은 금세 말을 바꿉니다.

인터뷰 : 해당지점 관계자
-(이곳과 거래를 한번도 한적이 없는데 왜 정보가 여기까지 흘러가서 연락이 오는가?) "저희들은 문자를 보낸 게 없는데 받으셨다고 하니까..."

문자를 보여주자 말은 또 달라집니다.

인터뷰 : 해당지점 관계자
-"제가 보낸게 맞네요. 혹시 중간에 핸드폰 번호가 바뀌었다거나..." (아니요.) "과거부터 계속이요?"

현행법 상 수집된 정보를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은 불법이고 더욱이 수신거부를 방해하면 실형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 국민은행 팀장
-"지점에서 하는 모든 활동은 국민은행에서 하는 마케팅과 같게 봐야합니다. 다만 자회사나 그런데서 이용할 수는 없죠. 그건 별도 법인이니까..."

정보보호를 생명으로 여긴다는 은행들.

하지만 소중한 개인정보는 은행들에겐 서로 돌려보다 버리는 휴지조각에 불과합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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