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청춘] 흡연·아버지 직업이 왜 필요하죠?…한국 이력서 황당
입력 2015-10-12 20:01  | 수정 2015-10-12 21:07
【 앵커멘트 】
채용 시즌이 한창이지만, 취업 준비생들은 이력서를 쓸 때부터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직업부터 종교까지 요구하기 때문인데, 외국 기업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주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소문난 한 사진관.

증명사진 한 장 찍는데 수십만 원이 듭니다.

(현장음) "원래 15만 9천 원이었는데, 이번에 다운시켜서 12만 9천 원에 가능하시고…."

비싸도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예쁜 외모가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고민지 / 취업준비생
- "분명히 학교 다니면서 해온 것들이 있고, 학생 가치관이 있는데, 그냥 일차적으로 얼굴만 보고 걸러진다는 게 속상했어요."

하지만,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기업 관계자는 외모보다 인상을 보려고 사진등을 요구한다고 해명합니다.


"기준은 그거예요. 서비스를 잘하겠느냐는 것. 인상이라고 설명하실 수 있긴 한데."

MBN 취재팀이 현재 채용이 진행되고 있는 10개 기업의 공채 이력서를 검토한 결과, 사진은 기본이고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님 직업은 물론이고, 흡연 여부와 심지어 종교까지 적어내는 곳도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 인터뷰 : 칼리 / 캐나다
- "자신의 노력으로 무언가를 얻어야지, 아버지 영향받는 건 이상해요. 사진도 불합리한 것 같아요. 면접도 보기 전에 외모로 평가받을 수 있잖아요."

실제로 외국 기업 이력서에는 사진도 필요 없고 오로지 학력과 경력, 업무 관련 능력만 적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정혜영 / 프랑스 기업 슈나이더 인사 담당자
- "저희는 이력서 양식이 없어요.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과거의 경력이라든지 성과를 위주로…."

우리 정부도 사진과 부모님 직업 등을 없앤 표준 이력서를 만들어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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