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1·2위 맥주회사 인수 4차전 “끝까지 가보자”
입력 2015-10-12 16:03 

세계 1위 맥주회사 AB인베브가 2위 사브밀러 인수를 위한 네 번째 승부수를 던졌다. ‘세 번 퇴짜에도 굴하지 않고 인수가를 상향해 다시 제안한 것이다.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AB인베브가 사브밀러 인수가를 상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주당 43파운드(약 7만5500원)에서 44파운드(약 7만7300원) 사이 인수액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AB인베브가 세 번째 제시했던 금액인 42.15파운드(약 7만4000원)보다 조금 오른 액수다.
AB인베브는 영국 인수법상 오는 14일까지 새 공식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

인수를 놓고 양측 간 ‘4차전까지 벌어지는 이유는 표면상 인수 희망금액 차이 탓이다. 당장 AB인베브가 새로 검토중인 금액조차 사브밀러 내부에서 원하는 금액에 조금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브밀러는 주당 45파운드에 가까운 금액을 원하고 있는 반면,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AB인베브가 주당 45~46파운드 수준의 금액을 제안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AB인베브의 집념이 단순히 금액 차이 탓만은 아니다. 액수가 정 맞지 않으면 당기던 ‘줄을 놓아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AB인베브가 가진 ‘야심과 ‘위기감이 사브밀러 인수전에서 발을 빼지 못하게 막고 있다.
AB인베브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전세계 시장점유율 30%가 넘는 거대 ‘맥주 공룡이 탄생한다. AB인베브와 사브밀러는 전세계에서 각각 20.8%, 9.7%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AB인베브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자사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북미, 남미에서 50%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한 AB인베브가 유독 아프리카에서는 맥을 못 추는 반면, 사브밀러는 이 지역에서 상당한 실적을 거둬 왔다.
여기에 맥주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선진국에선 소비자들의 입맛이 변화하면서 기존 대량생산 맥주가 아닌 다양한 맥주를 찾고 있는 한편, 신흥국은 경제성장 둔화로 맥주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다. 이에 AB인베브는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 비용 절감을 이뤄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심산이다.
이를 잘 아는 사브밀러도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사브밀러는 9일 한 해 5억달러(약 5700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는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주주들을 설득해 주가를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AB인베브에게서 더 높은 금액을 끌어내겠다는 ‘협상전략으로 풀이된다.
[문재용 기자 /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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