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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김의 야구컨디셔닝] 포스트시즌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관리
입력 2015-10-09 06:02 
2015포스트시즌을 여는 첫날이었던 지난 7일 목동구장에서 경기 전 넥센 선수들이 파이팅을 다짐하는 미팅으로 몸풀기 훈련을 시작하고 있다. 정규시즌 4위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출발하면서 가장 긴 ‘가을야구’를 벼른다. 사진(목동)=천정환 기자
첫 144경기 정규시즌을 치러낸 선수들의 몸은 지금 지칠 대로 지쳐 있어서 다시 경기에 나서는 일 자체가 엄청난 피로와 고통이 따르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관중이라는 ‘명약에 기운을 차리고, ‘가을야구라는 명예에 흥분하면서 젖 먹던 힘까지 쏟아내는 포스트시즌을 뛰게 된다.
6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선수들은 말초의 피로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의 피로도 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트시즌을 지혜롭게 치르며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선수들의 현명한 컨디션 관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가장 좋은 프로그램은 시즌 중에 운동하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되 점진적으로 운동량과 강도를 줄여주는 것이다. 선수들의 몸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일단 ‘변화는 모두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갑자기 지나치게 무엇을 잘 해주기보다는 평상시의 패턴을 유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트레이닝과 기술 파트에서 단시간에 ‘속성 과외 또는 비법을 사용하여 훈련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좋지 않다. 운동 스타일의 변화는 선수들의 피로를 가중시켜 근육통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간혹 포스트시즌에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며칠의 여유시간을 이용해 강한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올리려는 경우가 있는데 체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을 때의 강한 트레이닝은 남아 있던 체력을 빠르게 소진시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악효과를 낼 수 있다.
반대로 선수들을 너무 편하게 풀어주는 경우도 조심스럽다. 자칫하면 긴장감이 풀어져 몸이 말을 잘 듣지 않게 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그래서 시즌 중 훈련법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술훈련과 트레이닝의 양과 강도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만약 상위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스트레칭과 달리기만 하고 경기에 나서는 것도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시키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포스트시즌 동안의 컨디션 유지에 가장 중요한 트레이닝은 정적 스트레칭(멈추어서 하는)과 동적 스트레칭(움직이거나 걸으면서 하는)이라고 생각된다. 피로 누적으로 정규시즌 때보다 몸이 편하게 풀어지는 시간이 길어졌을 터, 몸이 유연성을 확보하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려 잡는 게 좋다.

이맘때 선수들은 잠을 자고 일어나도 몸이 굳어있고 편하지 않은 현상이 있을 수 있다. 몸을 많이 썼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럴 때는 배팅과 투구를 하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유연성을 회복한 다음, 비로소 빠르고 강한 움직임을 요하는 기술훈련에 들어가야 부상을 예방하고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경기를 마친 후에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과 정신적 긴장감을 풀어줘야 집에 가서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숙면은 다음날의 피로도를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하다.
긴장감이 잘 풀어지지 않는다면 취침전 와인을 조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과음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과음을 하면 우리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취침 중에도 계속해서 일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피로가 더욱 쌓이게 된다.
넥센과 SK의 불꽃 튀는 연장승부가 펼쳐졌던 7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과 함께 2015시즌 포스트시즌이 시작됐다. 선수들이 치열한 가을을 건강하게 돌파하면서 팬들 앞에 더 멋진 경기를 펼쳐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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