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電자·현대車가 돌아온다
입력 2015-10-08 17:20 
삼성전자가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모처럼 '전차(전기전자·자동차)군단'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8일 사흘 연속 상승하며 전일보다 1.52% 오른 127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7일에는 2009년 1월 이후 최대폭인 8.69% 상승하며 두 달여 만에 120만원대 주가를 회복한 바 있다. 지난 6일 이후 사흘간 무려 13.44%나 오른 것이다. 시가총액 2위인 현대차도 이틀 연속 상승세를 타며 16만원대에 안착했다.
대기업 수출이 대체로 부진했음에도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 '환율 효과'로 풀이되면서 현대차의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차군단의 부활' 덕에 코스피는 이날 13.69포인트(0.68%) 오른 2019.53에 마감되면서 나흘 새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는 지난 8월 5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장중 202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중국 경기 침체로 증시 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동반 상승은 증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차 군단'의 3분기 실적이 증시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반적으로 전차 업종은 시가총액 비중이 높아 충분히 지수를 견인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기도 이틀째 상승세를 이뤄내며 6만2000원까지 올랐으며 삼성SDI도 이날 1.85% 올라 11만원에 거래됐다. 기아차(1.94%)와 현대모비스(3.50%) 등도 강세를 보였으며 만도(1.09%), 현대위아(2.36%), 덕양산업(1.23%) 등 자동차부품주도 동반 오름세를 탔다.

그러나 전자업종의 완전 부활에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덕에 상향 조정되겠지만 3분기보다는 다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으로 6조7900억원을 예상했다. 기존 추정치(6조2700억원)보다는 늘었지만 3분기보다는 6.9% 감소한 수치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페이 기어 S2가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이달 말 예정된 실적 발표에는 세부적인 실적 추정치를 조정하겠지만 실적이 본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주주 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지만 기존에 보였던 특별배당이나 소각 없는 자사주 매입 같은 조치는 단기적인 수급 측면 이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요인이라는 게 유 연구원의 분석이다.
현대차그룹 주요 4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시장 컨센서스를 살짝 넘어서는 실적이 예상된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의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1.5~2%포인트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부진한 3분기 판매량을 환율이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원화값 하락 효과가 비수기와 파업, 중국 영향으로 인한 부진한 판매량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아차에 대해서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가 6분기 만에 플러스로 반전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미국 리테일 판매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차(22.0%)보다 높은 28.0%이기 때문에 원화값 하락에 따른 수혜가 더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소렌토, 카니발 출시 이후 국내 시장의 평균판매가격(ASP)이 평균 10.8%나 상승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키움증권은 신차 효과 덕분에 기아차의 국내 평균판매단가가 지난해 1950만원에서 올해 2170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병득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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