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제 시작’ 대우증권 인수전···KB금융·미래에셋증권 2파전
입력 2015-10-08 17:00  | 수정 2015-10-08 17:01

국내 2위(자기자본 기준) 대형 증권사인 KDB대우증권 매각이 닻을 올렸다.
대우증권 새주인 향방에 따라 국내 증권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를 두고 KB금융그룹과 미래에셋증권간 2파전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인수전 참여를 두고 막판 고심중인 한국투자금융지주, ‘차이나머니로 무장한 중국 금융사 등도 인수전 복병으로 지목된다.
대우증권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8일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매각공고를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고 이날부터 투자요약설명서와 비밀유지확약서(CA)가 포함된 주식매각 안내서를 배포한다고 밝혔다. 비밀유지확약서 마감은 이달 30일이며 인수후보들은 다음달 2일까지 예비입찰서를 제출하면 된다.
매각 대상 지분은 산은 보유 대우증권 지분(43.0%)과 산은자산운용 지분(100.0%) 패키지이며 각각에 대한 개별 입찰은 허용돼지 않는다. 매각주간사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매각측 관계자는 예비입찰 마감 후 실사를 거쳐 연말에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각가격은 지난 7일 대우증권 종가(1만1950원) 기준 시장가 1조6788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30%안팎을 고려할 경우 2조원대 초반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대우증권 인수의사를 공식화하며 유력후보로 꼽히는 곳은 KB금융그룹과 미래에셋증권이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이지만 증권부문에서 상대적 약점을 갖고 있는 KB금융은 대우증권을 인수해 명실상부한 국내 1위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KB금융 계열인 KB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 기준 업계 17위에 불과한 중소형 증권사다. KB금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금리 하락에 따른 예대 마진 저하로 은행 중심의 KB금융의 수익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며 증권부분을 강화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은행과 증권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미국 BOA메릴린치를 롤모델로 삼고 이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개인고객의 전체운용자산(AUM)을 늘리기 위해서는 은행과 증권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야 한다”며 KB금융은 대우증권의 리테일 창구를 통해 국내 최대의 복합점포망을 구성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과 대우증권의 9월말 기준 점포수는 각각 1154개, 102개이다. KB금융은 이번 인수를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법무법인 김앤장, 회계법인 삼정KPMG 등 쟁쟁한 자문단을 꾸렸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를 통한 대형화로 글로벌 증권사 도약에 나서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1조원 규모 대형 유상증자를 단행해 강한 인수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B와 리서치에 강점이 있는 대우증권과 연금·자산관리 등에서 강점을 지닌 미래에셋간 시너지를 통해 국내에서 독보적인 대형사로서 거듭나 해외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합리적인 가격과 시너지효과를 검토해 인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자기자본은 2조4476억원으로 업계 6위에 그치고 있지만 다음달로 예정된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고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기자본 7조원이 넘는 국내 부동의 1위 증권사로 거듭나게 된다. 글로벌 금융사와 경쟁할 체력을 만들게 되는 셈이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업계 4위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어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국내 증권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대우증권 인수전 복병으로 꼽히는 이유다. 한투 관계자는 인수 관련 내부 검토는 이미 끝낸 상태이며, 매각공고가 난만큼 인수전 참여 여부를 두고 막판 고심중”이라며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금융사의 대우증권 인수전 가세 여부도 시장 관심사다. 최근 동양생명을 인수한 안방그룹이나 현대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인 바 있던 푸싱그룹 등 중국 대기업 집단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증권사 시틱증권 역시 잠재적 인수후보로 분류된다.
[한우람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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