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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쳐봐”…노경은 반등의 키는 ‘단순함’
입력 2015-10-08 11:02 
두산 투수 노경은의 반등의 키워드는 단순함이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갑작스러운 부상과 개인사, 그리고 부진까지. 시즌 내내 굴곡이 심했던 두산 투수 노경은(31)이 시즌 막판 들어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부활 키워드는 바로 ‘단순함이다.
노경은은 지난 7일 팀 훈련을 마친 후 만난 자리에서 올 시즌을 되돌아본 뒤 포스트시즌에 각오를 전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불운이 찾아왔다. 노경은은 연습경기 중 턱에 타구를 맞아 시즌 초반 팀에서 이탈했다. 시즌 중반 다시 돌아와 마무리를 맡았으나 부진을 거듭했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 와중에 모친상까지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8월 다시 돌아온 노경은은 힘을 냈다. 8월 이후 성적은 24경기 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47로 어느정도 안정세를 찾았다. 특히 긴 이닝을 소화하는 전천후 롱릴리프로 팀에 큰 보탬이 됐다.
노경은은 시즌 막판 호투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노경은은 성적이든 무엇이든 아직 말 할 처지가 아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부진은 내가 못 한 거다. 몸 관리를 제대로 못한 책임이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시즌 막판 자신감이 생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반등의 요소는 바로 단순함이었다. 노경은은 사실 스스로 생각이 많은 것이 단점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했다. 그냥 전력분석 자료만 잠시 보고 (양)의지의 사인만 보고 던졌다”고 전했다.
배짱 있는 투구도 자신감을 되찾게 됐다. 노경은은 제구가 좋지 않았는데 완벽하게 던지려고 한 경향도 있다. 볼카운트 3B-1S에서도 타자들 보고 쳐 봐 라고 생각하고 던졌다. 근데 어느 순간 이게 먹히더라. 이후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그냥 초구부터 스트라이크존에 넣는다”고 설명했다.
반등에 성공한 두산 투수 노경은의 가을야구가 기대된다. 사진=MK스포츠 DB
그동안 선발과 마무리를 오간 노경은은 이제 롱릴리프와 추격조라는 역할에 적응된 모양새다. 어떤 역할이든 팀에 민폐만 안 끼치고 싶다는 심정이다.
노경은은 이제 내가 승리를 못 챙겨도 등판한 뒤 팀이 역전해서 이기면 선발승한 것보다 좋다. 팀에 최대한 민폐만 안 끼치고 싶다. 보직 상 공을 많이 던지면서 감을 되찾은 느낌이다. 실전에서 많이 던지는 것이 최고 연습이다. 기회를 많이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노경은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고 전했다. 노경은도 지난 2012년과 2013년 선발 투수로 가을야구를 치른 경험이 있다.
노경은은 지난 포스트시즌 등판은 이제 추억일 뿐이다. 기분이 약간 들뜰 수는 있지만 선발 투수 뒤를 받치는데 집중하겠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넥센에는 박병호, NC에는 에릭 테임즈라는 큰 산이 있다. 우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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