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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칼에 끝낸 넥벤져스…찜찜한 두산
입력 2015-10-08 06:18  | 수정 2015-10-08 09:39
넥센은 지난 7일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장 11회 상대의 끝내기 실책으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최상의 시나리오는 나오지 않았다. ‘에이스 앤디 밴헤켄을 내세운 넥센은 다소 힘들긴 했으나 단칼에 도전자 SK를 탈락시켰다. 관망자로 여유 있게 와일드카드전을 지켜본 두산은 약간의 찜찜함이 남았다.
넥센은 지난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KBO 와일드카드전서 연장 11회 끝에 5-4로 승리했다. 리그 4위로 이미 1승을 안고 있던 넥센은 곧바로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대결을 확정지었다.
두산은 시즌 최종전에서 리그 3위를 확정짓고 와일드카드전을 주시했던 상황이었다. 두산에 최상의 시나리오는 먼저 와일드카드전 2차전이 성사되는 것. 그리고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11승 5패로 앞섰던 SK의 혈투 끝 준플레이오프행 티켓 획득이었다.
와일드카드전 직전 팀 훈련에서 만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상대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전 2차전 성사에 대한 바람은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위 두 가지 조건 모두 성립되지 못했다. 오히려 올 시즌 상대 전적 8승 8패로 팽팽한데다 기세를 탄 ‘넥벤져스를 만나는 부담감이 생겼다.
넥센은 밴헤켄이라는 에이스 카드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내세우지 못한다. 이는 분명한 약점이다. 하지만 2선발인 라이언 피어밴드를 아꼈다. 피어밴드와 양훈을 원정 2연전에 내세운 뒤 돌아오는 3차전에서 다시 ‘홈 극강 밴헤켄을 투입 가능하다. 밴헤켄은 올 시즌 목동구장에서 15경기 등판해 9승 1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그림이다.
반면 두산은 목동구장의 부담감이 크게 다가온다. 목동만 오면 투수들의 팔이 떨렸다. 두산 투수진은 올 시즌 목동구장 평균자책점 8.96을 기록한데다 경기 당 사사구 6.1개로 전체 팀 중 압도적인 부진을 겪었다. 두산 투수진 중 한 명은 SK가 오는 것이 마음 편하다. 목동에서는 때리면 넘어가더라”고 말할 정도로 진저리나는 상황.
두산은 지난 2013년 포스트시즌 이후 2년 만에 넥센과 다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사진=김재현 기자
두산의 강점인 탄탄한 선발진도 넥센만 만나면 맥을 못 췄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인 더스틴 니퍼트(3경기 1패 평균자책점 9.72)와 ‘좌완 듀오인 장원준(2경기 2패 평균자책점 9.00), 유희관(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64) 모두 넥센전에서 재미를 못 봤다. 마무리 이현승도 지난 8월 7일 잠실 넥센전에서 1이닝 5실점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2년 전 기억도 개운치 않다. 두산은 지난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만나 3승 2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목동구장에서 열린 1,2차전에서 모두 패한 두산은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하지만 목동 5차전에서 니퍼트가 9회 2사 후 박병호에 동점 홈런을 맞은 아찔한 기억이 남아 있다. 겨우 승리는 했으나 넥센만 만나면 예상외의 변수가 속출했다.
결국 두산으로서는 목동에서 벼랑 끝으로 몰리면 안 되는 상황이다. 당연히 잡아야 할 홈 1,2차전이나 그 압박감은 더 커졌다. 2년 전과 똑같은 결과를 원하지만 똑같은 과정은 꺼림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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