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진실] 이태원 살인의 진실
입력 2015-10-07 21:10  | 수정 2015-10-07 21:53
18년 전 이태원 살인사건. 그러니까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일면식도 없는 외국인에게 우리나라 대학생이 살해당한 사건이죠.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패터슨이 한국으로 송환돼 드디어 내일 첫 재판이 열립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패터슨과 에드워드. 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분명히 범인인데 에드워드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풀려났지만 어찌 보면 유일한 그러면서도 가장 확실한 목격자이기도 합니다. 에드워드 리는 증인으로 채택될 예정이어서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를 오시게 했는데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조건으로 어렵게 모셨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인사)

출연
에드워드 리 (이태원 살인사건 목격자) 아버지

-앵커
피해자의 어머니, 그러니까 조중필 씨의 어머니가 에드워드에게 증인으로 나와 달라고 호소를 했습니다. 저도 그 어머니를 만나봐서 좀 가슴이 아팠는데 어떻게 나가기로 한 것인가요?

= 에드워드 리 아버지
네, 나가기로 했습니다.

-앵커
기억하기도 싫은 일일 수도 있잖아요.

= 에드워드 리 아버지
진실은 밝혀야 하기 때문에 그래야지만 자식을 앞세운 그 가족들이 원통함을 좀 풀 수 있지 않겠나 해서 저희가 애초부터 나간다고 저희가 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제일 궁금한 게 이제 어떻게 보면 유일한 목격자잖아요. 그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 에드워드 리 아버지
고 조중필 씨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방향으로 패터슨이 조중필 씨하고 눈이 마주친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뭐 단순히 눈이 마주쳤기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 그런 이유입니까?

= 에드워드 리 아버지
네, 그런 이유입니다.

-앵커
패터슨은 뭐라고 이야기하고 있느냐 하면 에드워드가 들어오라고 하는데 마약을 보여주는 줄 알고 따라 들어갔다. 이렇게 또 증언을, 말을 하고 있습니다.


= 에드워드 리 아버지
나쁜 놈인 게 그때 마약 검사를 했습니다. 그 당시에. 마약을 했다는 거 없었고요.

-앵커
뭐 언론에 알려진 바로는 두 사람이 뭐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없다, 뭐 이런 내기 같은 것을 하다가 일이 벌어졌다고.

= 에드워드 리 아버지
칼을 꺼내놓고 아마 장난들을 친 모양입니다. 햄버거도 자르고 뭐 그랬던 모양입니다.

-앵커
패터슨의 칼이었죠?

= 에드워드 리 아버지
네 패터슨의 칼이었습니다.

-앵커
처음에는 미군 범죄수사대에서도 패터슨이 범인으로 지목을 됐습니다. 그리고 용산경찰서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었는데 중간에 에드워드로 바뀌었어요. 이거 왜 그렇게 된 걸까요?

= 에드워드 리 아버지
이제 미국 범죄수사대 CID에서 패터슨이 자기가 했다고 자백한 서류가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떻게 해서 바뀌게 된 겁니까?

= 에드워드 리 아버지
그런데 그게 기소되는 단계에서 검찰청을 가서 우리 애가 키가 크다, 덩치가 크다, 거구다, 힘이 셀 것이다. 그래서 칼을 갖다가 위에서 내리찍었다, 그다음에 이제 그 거짓말탐지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는데 패터슨은 통역을 했어요. 에디도 그때 사실 한국말을 잘 모를 때입니다. 그런데도 에디는 한국말을 했고요.

-앵커
그러면 자기도 똑같이 해 달라고 이야기를 하면 될 거 아닙니까?

= 에드워드 리 아버지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게 먹혀듭니까?

-앵커
그런데 패터슨의 피해자의 상처 위치 같은 거 있잖아요. 어디에 몇 번 찔렀고, 이런 것을 정확하게 기억하는데 에드워드는 또 기억을 잘 못했습니다.

= 에드워드 리 아버지
그러니까 에디, 에드워드 이야기는 뭐냐 하면 자기가 거울로 보고 자기도 놀라서 튀어나왔는데 지금도 이야기하는 게 몇십 분이 지난 것 같다. 그러니까 자기는 사실은 기억을 많이 못 하겠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패터슨은 뭐 7초 내지 10초 사이다. 어디 몇 번, 어디 몇 번, 어디 몇 번 찔렀다 이야기를 한 거죠.

-앵커
그런데 두 사람이 그 당시에 뭐 술에 취해 있었습니까?

= 에드워드 리 아버지
술은 몇 잔씩들 먹었다고 그러더라고요.

-앵커
그리고 제가 2심, 3심 판결문을 봤는데 그 사건 뒤에 화장실에서 두 사람이 나온 순서 있잖아요. 그것도 다르게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패터슨은 자기가 나중에 나왔다, 에드워드는 뭐 거꾸로 얘기하고 있는데 증인들은 패터슨의 말이 옳다고 그러고 있어요.

= 에드워드 리 아버지
패터슨은 미8군 학교에, 계속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요. 에디는 미국으로 갔다가 잠시 봄방학 때 들른 겁니다. 그래서 저희도 처음에 증인들의 얘기를 들어봤을 때 에디가 범인인 줄 알았습니다. 저희도. 그런데 그게 나중에 다 거짓이고.

-앵커
그런데 패터슨은 18년 동안 자기가 말하기를 그때 송환돼서 들어올 때 말하지 않았습니까? 에드워드가 나는 범인으로 알고 믿고 살아왔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 에드워드 리 아버지
그것은 뭐…….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죠. 지금이라도 본인이 자백을 하고 선처를 빌어야죠. 그래도 돌아가신 우리 고 조중필 씨한테 용서를 빌고 그 가족들한테 용서를 빌어야죠.

-앵커
두 사람이 서로 이제 너다, 너다 이렇게 범인을 미루다가 결국은 이 지경까지 왔는데 두 사람이 같이 다 한 짓이다, 쉽게 말하면 공범이 아닐까?

= 에드워드 리 아버지
그럴 수는 없어요. 왜 그럴 수는 없느냐 하면 갑자기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공범이 될 수가 없어요. 패터슨 말대로 7초 내지 10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고 바로 벼락같이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그건 공범이 될 수가 없는 거죠.

-앵커
그러면 이 사건 이후에 에드워드는 어떻게 생을 살았나요?

= 에드워드 리 아버지
뭐 힘들게 살았죠. 저도 힘들었고. 그렇지만 자식을 앞서 보내신 분들 계시는데 우리가 힘들다는 것도 사치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앵커
네, 그래서 오늘 또 이렇게 나와 주시기도 한 거고요.

= 에드워드 리 아버지
그렇습니다.

-앵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 에드워드 리 아버지
송구스럽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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