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병원이 미군 공습으로 인해 환자와 의사 등 19명이 숨졌다.
아프가니스탄 북부 도시 쿤두즈에서 미군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이 치열한 교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3일 오전 2시 10분께(현지시간) ‘국경없는 의사회(MSF) 병원이 미군 전투기 공습을 받았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MSF측은 이번 폭격으로 어린이 3명과 성인 환자 4명, 의사와 간호사 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37명으로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MSF 병원은 쿤두즈 지역에서 부상자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병원으로 최근 교전이 심해지면서 환자가 넘쳐나고 있다.
MSF는 최근 교전이 심해지자 폭격을 피하기 위해 아프간과 미국 등 교전 관련국에 수차례에 걸쳐 MSF 시설의 정확한 위치를 알렸다.
하지만 미군이 인도적 국제 봉사단체와 환자들에게 대규모 오폭 피해를 입히면서 국제사회 비난이 커지고 있다. 당시 근무중이던 한 간호사는 워싱턴포스트(WP)에 집중치료실에 있던 6명의 환자가 침대에 누운 채로 불에 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번 폭격이 30분 넘게 이어졌다는 주장도 나와 미국 정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사건 발생직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등은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즉각적인 조사를 약속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병원 건물에 탈레반 정부 반군이 숨어있었으며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미군이 공격을 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탈레반측도 폭격으로 15명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MSF 측은 탈레반 반군이 병원에 은둔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MSF는 이번 공격은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혐오스러운 행위”라고 지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병원과 의료진은 국제 인권법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다”며 공습을 강력히 비난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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