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버스킹] 텐마일즈가 선사하는 가장 보편적이지만 공감할 수 있는 노래
입력 2015-10-03 13:30 
사진=텐마일즈 제공
1위부터 50위까지, 가수들의 인지도는 실시간으로 요동치는 음원차트에 의해서 정의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음원차트 상위권에 보이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은 넘쳐납니다. 지금도 자신들만의 음악을 현재 진행 중인 뮤지션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남우정 기자] 팬플룻 동아리에서 만난 이응주와 신정훈이 의기투합하여 만난 텐마일즈. 팬플룻과는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음악을 하고 있는 이들은 독특한 보이스를 자랑하는 김완, 베이스 김재인이 만나면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텐마일즈라는 이름으로 팀을 결성한 것은 2010년, 보컬 김완이 합류한 지는 약 2년이 지났다. 그리고 이제야 텐마일즈라는 이름으로 드디어 음원을 발표했다.

그 동안 해왔던 음악들을 기록, 정리하고 그 다음 단계를 나아가자는 생각으로 음원을 냈다. 같은 장르, 사운드로 구성되는 게 지루해지고 갇혀있는 느낌이 들어서 그걸 정리하는 의미로 앨범을 내놨다.”(신정훈)

뮤지션이 음원을 발표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상태였고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곡이었지만 음악적 성향이 달라서 멤버들끼리 서로를 납득시키는 데 오래 걸렸다. 합주실에서 반년 넘게 공연도 안하고 지하에서 썩어가며 연습만 했다. 힘들었지만 서로를 납득시킨 시간이었다. 합의점을 찾게 돼 음원이 나올 수 있었다.”(이응주)

그렇게 발표한 앨범이 ‘늙은이의 방이다. 독특한 제목인 이 곡은 김완이 치매에 걸린 자신의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곡을 쓰면서 할머니가 있던 방을 기어보고 스스로 노인이라는 생각을 하며 감정을 이입했다.

김완의 친할머니가 알츠하이머병을 앓았었다. 거동도 못하시는데 ‘다리 나으면 어디 가봐야지라고 하셨다고 하더라. 그걸 보면서 늙고 병들어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있는데 오히려 꿈도 없고 희망도 없는 젊은 사람들의 현실이 늙은이의 방에 갇혀있는 것으로 생각됐다고 하더라.”(신정훈)

텐마일지의 대부분의 곡은 건반을 맡은 신정훈과 보컬 김완이 쓴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귀에 확 박히는 독특한 보컬이 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보편적일 수도 있는 멜로디를 살려낸 보컬이 신의 한 수이기도 하다.

오디션을 통해서 김완을 처음 봤는데 저희가 평소에 쓰는 곡과 생각했던 목소리는 아니었다. 근데 원하는 콘셉트는 아니었지만 김완이 노래를 부르는데 저희를 휘어잡는 매력이 있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아서 강력하게 밀어 붙였다.”(이응주)

김완 스스로가 ‘소녀음악을 했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텐마일즈의 음악은 밴드라는 느낌은 적다. 수록곡 중 ‘뒤돌아선 너에게는 전형적인 발라드라고 느껴지기도 하다. 이 곡을 쓴 신정훈은 밴드곡이 아니라 아예 멤버들에게도 들려주지도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뻔한 음악을 했더니 홍대신에선 아무도 안 하는 특별한 음악이 됐다.

사실 저희가 하는 음악 장르나 사운드가 독특하진 않다. 근데 가장 보편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을 인디신에서 노래하는 것도 유니크하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하는 감정선을 많은 사람들이 듣고 공감해줬으면 한다. 그래서 더 평범해지려고 한다.”(이응주)

사실 텐마일즈 멤버들이 추구하는 음악은 다 다르다. 김완은 좀 더 록킹한 음악, 신정훈은 대중적인 음악, 이응주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밝고 신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텐마일즈로 전하고 싶은 음악색은 같았다. 서정적인 멜로디를 중심으로 날카로운 감정선을 관객들에게 전하는 것,

성격들이 부정적인 것은 아닌데 정서와는 다르더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지만 음악적인 정서는 우울한 느낌이 많이 나고 그럴 때 곡이 잘 떠오른다.”(신정훈)

저희 음악은 낯을 가린다. 실제 멤버들 성격도 친해지면 잘 놀지만 초면엔 낯을 가리는 편이다. 요즘 대중음악을 보면 솔직하게 내 감정을 드러내고 어필을 하는데 저희 음악은 우리 감정을 알아달라기 보다는 낯을 가리면서 표현한다. 기분 좋은 낯가림이다.”(이응주)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