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부하고 싶은데 돈 없었다” 책도둑 대학원생 선처
입력 2015-10-01 15:32 

학교에서 책을 훔치다 들키자 폭력을 휘두른 명문대 대학원생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하태한 판사는 절도·상해·건조물 침입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학원생 A씨(34)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취업을 하라는 가족과 갈등을 빚다가 지난해 말 집을 나와 생활고를 겪었다. 그는 결국 다른 학생의 책을 훔쳐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7월 A씨는 책을 훔치기 위해 이른 아침 학교에 갔다가 60대 미화원과 맞닥뜨렸다. 미화원이 다가와 여기서 뭐하느냐”고 묻자 당황한 A씨는 그의 얼굴을 머리로 들이받고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또 미화원을 계단 아래로 내동댕이치고 휴대전화를 뺏으려 했다.

결국 경찰에 넘겨진 A씨는 공부가 하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 남의 물건에 욕심을 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 판사는 사실상 강도에 준하는 범행으로 죄질이 무겁지만 집을 나와 혼자 생계비를 마련하며 공부를 병행하던 중 극심한 경제적 궁핍 상태에 직면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으로 재기할 기회를 부여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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