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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에 두 번 물린 차우찬, 상처는 깊었다
입력 2015-09-29 17:34 
삼성 선발 투수 차우찬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김근한 기자] 여우에 두 번 물린 상처는 너무나도 깊었다. 삼성 선발 투수 차우찬(28)이 시즌 최악투로 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패배를 떠안았다.
차우찬은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해 2이닝 5피안타(3홈런) 2탈삼진 4볼넷 6실점을 기록했다. 팀도 6-7로 패하면서 시즌 7패(12승)째를 당했다.
삼성은 리그 우승에 매직 넘버 ‘3을 남겨놨던 상황이었다. 경기 전 류중일 삼성 감독은 얼른 (우승을) 확정 짓고 싶다”고 말하면서 내심 대전에서의 우승 축포를 바라는 눈치였다. 삼성은 이번 대전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한 뒤 NC가 1패를 추가하거나 1승을 거둔 뒤 NC가 2연패를 한다면 우승 확정이 가능했다.
차우찬은 9월 들어 4경기 선발 등판해 3승 1패로 상승세였다. 최근 등판인 지난 22일 대구 NC전에서도 14탈삼진을 잡으면서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새로 달성했다.
하지만 1회 시작부터 차우찬에게 강펀치가 날아왔다. 차우찬은 1회 선두 타자 정근우에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예상치 못한 한 방에 영점도 흔들렸다. 차우찬은 이용규에 볼넷을 내준 뒤 김경언에 적시 2루타를 맞아 한 점을 더 내줬다.
2실점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하지만 더 큰 충격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우찬은 무사 1,2루에서 제이크 폭스에 2구째 142km 빠른 공을 던졌다. 이 공은 한가운데로 몰렸고 폭스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비거리 125m짜리 스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스코어는 5점 차로 벌어졌다.
안정을 찾는 듯했다. 차우찬은 2회 1사 1,2루 위기에서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3회 또 다시 마주친 여우에 제대로 물렸다. 차우찬은 0-5로 뒤진 3회 선두 타자 폭스와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또 다시 좌월 홈런을 허용했다. 이번에도 공이 높게 제구됐고 폭스의 방망이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여우에 두 번이나 물린 상처는 깊었다. 차우찬은 후속 타자 정현석에 볼넷을 내줬다. 거기까지였다. 차우찬의 올 시즌 리그 마지막 등판의 끝 모습은 씁쓸하게 마무리됐다. 차우찬이 이날 소화한 2이닝은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이닝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5월 10일 SK전의 3이닝.
이후 삼성은 6회 야마이코 나바로의 스리런 홈런으로 추격에 들어갔다. 하지만 초반 내준 6실점의 벽은 높았다. 삼성은 6회 무사 1,2루와 7회 1사 만루 기회를 연이어 놓쳤다. 8회 김상수의 적시타와 9회 나바로의 솔로 홈런으로 마지막 힘을 냈으나 결국 한 점 차로 무릎을 꿇었다. 우승 매직넘버는 여전히 ‘3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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