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한내 국산화` 매달리다가 고전한 흑표전차 개발이 남긴 것은
입력 2015-09-29 17:02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 논란은 우리 군이 4~5년 전에 겪었던 K2 전차의 파워팩 논란과 유사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군은 차세대 전차를 국내 기술로 생산한다는 목표에 따라 K2 전차 일명 ‘흑표 전차를 2003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 군은 2012년부터 전차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2010년~2012년 국산 파워팩(엔진+변속기)이 시험평가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켰다. 우리 군이 제시한 작전요구성능(ROC)를 충족할 정도의 강한 내구성을 갖지 못하고 엔진룸에 균열이 생기는 등 하자가 발생한 것이었다. 1500마력짜리 파워팩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것이 쉬운 도전은 아니었지만 정해진 일정이 지연되자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이처럼 파워팩 국산화에 막혀 전차를 양산해서 실전배치하는 계획도 차질을 빚자 군은 파워팩 국산화를 일단 미루고 1차 생산분이 100대에는 독일제 파워팩을 장착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전력화 시기가 약 2년 뒤로 연기된 끝에 지난 2014년4월부터 K2 전차는 육군에 기계화 부대에 인도되기 시작했다.
국산 파워팩 개발 사업도 진척을 보여 2014년 10월에 국내 시험평가를 통과했고 2차 생산분에는 장착하기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숱한 논란이 일었고 K 2 전차를 실전배치하는 일정이 뒤로 밀리는 등 국산 무기 개발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국산 전투기 개발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차질이 우려되다는 점에서 군 안팎에서는 파워팩 논란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군의 관계자는 2025년까지 100% 국산 전투기를 만든다는 목표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처음 생산되는 몇대의 전투기에는 AESA 레이더를 장착하지 않거나 미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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