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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슈퍼파월’ 김영철이 그토록 열심히 사는 이유
입력 2015-09-29 12:44  | 수정 2015-09-29 23:07
[MBN스타 유지혜 기자] ‘슈퍼파월 김영철은 참 부지런하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엿본 그의 일상은 1초도 허투루 쓰는 경우가 없었다. 제 2의 전성기를 맞았건만, 왜 그렇게 ‘숨차도록 열심히 사는 것일까. 이 질문에 김영철은 답한다. 제 외모가 그래야만 하는 외모에요.” 정말 이 사람, 뼛속까지 개그맨이다.



‘당다라당당 당당당당당을 외치며 시끌벅적하게 나타난 김영철.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인터뷰가 재밌다. 무엇보다 무언가를 해명하러 다니는 게 아니지 않냐”며 웃음을 터뜨렸다. 원래 개그맨이라는 게 ‘겸손하면 재미없는 직업이라며 너스레를 떨던 김영철은 요즘 정말 행복하다”고 근황을 전했다.

올해 2월부터 ‘무한도전하고 ‘진짜 사나이까지 하면서 정말 바빠졌다. 박미선 누나나 신동엽 형 같은 코미디언 선배들이 다들 ‘지금을 즐기라고 조언해줬다. 얼마 안 갈 거라고.(웃음) 동엽이 형은 그나마 ‘이번 건 조금 오래갈 것 같다고 해줬다. ‘시청자들이 영철이의 매력을 알아버렸어라던데. 평소 ‘정말 우리 영철이 재밌는 친구라고 해줬던 형이 기뻐해주니 기분이 좋았다.(웃음)”

‘무한도전에서 ‘힘을 내요 슈퍼파월로 대박을 친 김영철에 언제 인기를 실감하느냐 물었더니 그 인색하다는 청담동에서 인사를 받았을 때”라고 위트 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우성과 이정재가 와도 ‘연예인 왔네 정도로 인사하는 그 곳에서 ‘어머나, 슈퍼파월 왔어라며 좋아해줬다”며 미용실 옆자리 앉은 고객 흉내를 느닷없이 내는 김영철을 보며 ‘진짜 개그맨이다라는 생각을 할 때쯤, 그가 문득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 하나를 내보였다.



한 댓글을 보며 제가 밤새 운 적이 있다. ‘보고 나서도 찝찝한 독설 안 하고, 누구 라인이라는 것도 없이, 얼굴과 입담 만으로 정직한 웃음을 주던 김영철 씨가 비호감 혹은 비주류라 불리는 게 슬펐는데 요즘 영철 씨의 오래된 팬이라는 게 행복하다는 내용이었다. 캡처한 이 댓글을 아직도 자주 보는데,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하늘 아래 누군가는 나를 알아주는 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나를 나보다 더 잘 아는 시청자들이 있어 행복했다.”

금세 눈가가 촉촉해진 김영철은 최근 내 오래된 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김영철을 왜?라는 반응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사실 ‘개그콘서트에서 두각을 나타낸 후 그는 꾸준히 TV에 출연했지만 그 때만큼의 ‘빛을 보진 못했다.

왜 지금이냐고 물으신다면, 그동안은 보여줄 곳이 없었다. 타이밍도 안 맞았던 것 같고. 어찌 보면 지금의 트렌드에 저의 개그가 맞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한 가지 느낀 건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는 거다. 영어공부를 할 때만 해도 주변에선 ‘왜 하냐고 했다. 하지만 결국 2012년 ‘무한도전에서 제 영어공부법이 빛을 발하면서 제가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었지 않았나.”



그는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 ‘예능에 대해 풀어놨다. 김영철은 신동엽을 예로 들며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을 보며 나 자신을 되돌아봤다”고 말했다. 그는 연예인은 ‘트렌드를 따르거나 ‘나만의 길을 가는 것 중 하나라고 설명하며 자신은 그 가운데를 오가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동시에 그는 후배들에게 당부를 남겼다.

저는 고향인 울산으로 내려가고 싶었던 적도, 이 일을 때려치고 싶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생각보다 길게 걸리네. 제가 한 유일한 생각이었다. 그 ‘길게 걸린 시간들이 제게는 큰 자산이 됐다. 그 사이에 조금씩 기회가 왔고, 17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저는 조금씩 업그레이드 됐다. 정신력도 정말 세졌고. 강호동 형이 언젠가 제게 한 말처럼 저는 ‘절대 네버 기브 업(Never Give Up)이다. 이 말을 꼭 후배들에 해주고 싶었다.”

‘포기를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말하는 김영철은 한시도 그냥 보내는 법이 없다. 스케줄만으로도 꽉 찬 일정을 쪼개고 쪼개 그는 영어공부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독서를 한다. 그에게 이토록 ‘열심히 사는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대충 살면 안 되는 외모”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DNA 자체가 굉장히 부지런한 것 같다. ‘침소봉대라는 말이 있는데 가는 곳마다 작은 일을 크게 부풀리는 재주가 있다.(웃음) 저는 그냥 하루를 나노처럼 쪼개서 잘 쓰고 싶다. 2005~6년 영어공부 한창 하면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할 일이 없어서 멍하게 지내는 것은 정말 미치도록 힘든 일이다. 제가 그런 시간을 지내봤기 때문에 더욱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거다.”

과거의 자신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김영철은 ‘개그맨으로서가 아닌 ‘인간 김영철로도 참 멋진 사람이었다. 인터뷰 내내 각종 성대모사를 펼치는 그가 한 말은 웃기려는 강박은 개그맨으로서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문이었다. 자신의 앞에 앉은 이가 누구든, 몇 명이든 상관없다는 ‘17년차 프로 김영철의 진심은 지금의 ‘대세를 만든 원동력이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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