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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iew] ‘잉여들’, 의도 좋았지만 논란 多…‘절반의 성공’
입력 2015-09-29 08:51 
사진=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 캡처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추석특집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하 ‘잉여들)이 무사히 막을 내렸다. 하지만 여러 논란을 낳으며 순수한 기획 의도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말았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잉여들에서는 노홍철, 태원준, 송원석, 료니, 이동욱이 한 팀이 돼 최소한의 경비로 유럽을 횡단하는 것에 성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1부에서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각 분야 ‘잉여를 대표해 유럽으로 향하고, 히치하이킹과 노숙 등 경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과정을 담았다. 여행작가 태원준과 모델 출신 배우 송원석, S대생 이동욱은 투어 가이드를 하고, 스트리트 아티스트 료니는 초상화를 그리며 생산활동을 했고, 이들은 경비를 조금씩 늘리며 노하우를 알아갔다.



2부에서는 순조로울 줄만 알았던 유럽 횡단에서 점점 바닥을 보이는 잔고 때문에 멤버들의 간에 갈등을 빚는 등의 위기가 그려졌다. 특히 막내 이동욱과 맏형 노홍철은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생산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아 속상했던 막내의 마음이 드러났고, 형들은 이를 감싸며 서로를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의견 대립은 최종 목적지인 포르투갈 호카곶을 가는 문제에서도 발생됐다. 노홍철은 경비 문제로 목적지를 바꾸고자 했지만 이 때에는 료니가 반대 의견을 냈다. 끝까지 해보고 싶었던 료니는 의견을 관철했고, 결국 다른 멤버들도 그의 마음을 헤아려 호카곶을 향해 갔다. 토마토 축제 또한 경비 문제로 아슬아슬했지만 모두 뜻을 모아 참여하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

이들의 20일 간의 여정은 결국 성공을 거뒀다. ‘말도 안 되는 경비를 가지고 유럽 횡단에 나선 다섯 사람의 모습이 처음에는 ‘작위적이라고 평가한 시청자들도 마침내 호카곶에 도달한 멤버들을 보며 ‘끝까지 하자는 마음과 그 원동력이 되는 청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청춘들이 바라본 세상을 공유하는 대화들도 흥미로웠다는 반응도 많았다. 다섯 멤버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잉여에 포함되지 못할 ‘스펙 좋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고민이 있었고 서로 다른 가치관이 있었다.


예를 들어 S대생 이동욱은 하고 싶은 것을 현실적인 이유로 못하는 젊은이들이 정말 많다. 그런 젊은이들은 결국 차선을 선택하는데 그 차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며 저평가 한다. 그들의 차선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지금 현실에 놓여진 많은 젊은이들의 생각을 대변하기도 했고, 료니나 태원준은 좋아하는 일을 하지만 그에 숙명적으로 따라붙는 ‘불안정한 삶에 대해 고민하며 그 균형을 잡기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젊은이들이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며 더 넓은 시야를 배우게 되고, 고난을 통해 하나가 돼 가는 모습은 ‘성장스토리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과 다양한 생각거리를 선사했다. 그럼에도 ‘잉여들에는 수많은 논란이 따라붙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순전히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일단 노홍철의 자숙에 대한 문제가 컸다. ‘잉여들에서는 노홍철이 8.15 사면을 받았다” 음주운전을 해 모든 것을 잃었다” 등 음주운전을 웃으며 말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에 대해 시청자 사이에서는 아직 토크 소재로 사용하긴 이르다”라는 의견이나 마치 ‘셀프디스를 이용해 자신의 반성을 드러내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며 아직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사진제공=MBC


또한 유스텔 복도에서 잠을 청하거나 버려진 것을 주워먹는 등의 행위는 ‘고생을 넘어서 ‘민폐라고 지적하는 의견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여행비자로 생산활동을 하는 것은 그 어떤 것이라도 불법이라며 충분한 법률 검토 아래에 이뤄진 촬영인지 의문을 품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원작에 대해 충분히 표기하지 못한 점도 원성을 샀다. 28일 오전 원작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이호재 감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MBC 예능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 중에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 대한 모티프임을 명시하는 단 하나의 조건으로 원작자로서 그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고 콘셉트와 타이틀에 대해 동의했다. 하지만 정작 본 방송에서는 내게 감사하다는 코멘트 뿐이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많은 이들과 함께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영화에 모티베이션을 얻었다는 언급을 원했던 이호재 감독은 제대로 약속이 이뤄지지 않자 공개적으로 이를 지적했고, 곧바로 손창우 PD는 2부에 시정하겠다”고 사과를 했다. 하지만 이미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후였다.

‘잉여들의 의도는 충분히 좋았다. 낭만이 사라지고 현실에 부딪히며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야만 하는 청춘들을 위한 한 마디의 위로와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좀 더 섬세하게 주의를 기울였다면 ‘노홍철 옹호작이나 ‘흙수저 체험 프로그램과 같은 오명을 피해 오롯이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자체로 빛날 수 있었음에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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