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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들’-호(好)] ‘노홍철 복귀작’으로 남긴 아깝다
입력 2015-09-28 10:49 
사진=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 캡처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추석특집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하 ‘잉여들)이 드디어 막이 올랐다. 2회 분의 특집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그 녀석 노홍철의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호와 ‘불호로 팽팽하게 엇갈린 시청자들의 의견을 모아 ‘잉여들을 분석해봤다.


지난 27일 방송된 ‘잉여들에서는 음주운전으로 방송계를 떠난 노홍철과 4명의 생면부지 사람들이 모여 최소한의 비용으로 유럽 횡단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노홍철과 함께 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각 분야의 ‘잉여들이었다. S대 출신의 취준생, 모델 출신 배우, 여행작가, 스트리트 아티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바늘구멍보다 작은 취업문, 불투명한 미래 등으로 각기 다른 고민들을 지니고 있었다.



이들은 물 몇 병과 햄버거 몇 개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돈을 받고 여행을 떠났다. 노숙은 물론 생산활동까지 하며 돈을 아끼고 벌어야 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노홍철과 일행은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고, 끝없이 걸으며 고난을 헤쳐나갔다.

이 과정을 본 몇몇 시청자들은 ‘그 나름의 고민과 사연에 집중한 의도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사실 ‘잉여들에 등장하는 각 분야 대표들은 언뜻 ‘잉여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인다. S대에 훤칠한 배우에, 유명한 여행작가까지 스펙만 뜯어놓고 보면 이해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불안감은 여느 청춘들과 똑같았다. S대 취준생은 ‘진짜 좋아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고뇌, ‘진짜 좋아하는 것을 모르는 답답함을 털어놨다. 여행작가와 스트리트 아티스트 또한 ‘좋아하는 것을 하지만 그의 대가처럼 따르는 ‘불안정한 삶에 걱정을 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바라보는 이들의 청춘에 대한 묵상도 인상 깊었다. S대 취준생은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노홍철에 사실 지금 청춘들이 좋아하는 것을 안 하는 것이 아닌, 못 하는 것이다. 여러 사정 때문에 차선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람들은 이를 두고 ‘노력을 안 했다고 비난한다”며 차선을 선택한 이들을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사진제공=MBC


결국 서로 다른 주관을 가지고 자라온 청춘들이 각자 다른 생각들을 공유하며 진짜 젊음과 청춘, 삶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게끔 만든 기획의도는 TV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진행 방식이었다.

또한 작은 자산에서 오는 기쁨과 생산활동의 소중함에 대해 조명한 것도 신선했다.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는데 한국 돈으로 약 2만 원 정도 되는 20유로 한 장에 감격한다. 페트병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고 첫 히치하이킹에 성공했을 때에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희열을 느낀다.

노홍철 일행은 돈의 부재를 통해 돈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고, 작은 금액이라도 기뻐할 줄 아는 자세를 지니게 됐다. 그림이나 가이드 등 자신의 재능을 통해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것으로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다시 되새길 수 있는 기회도 됐다. 이런 가치들은 극한 상황이기에 더욱 빠르고 깊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유럽의 아름다운 풍광, 외국인들과의 뜻하지 않는 교류에서 오는 재미가 ‘잉여들의 인상깊은 점으로 꼽혔다. ‘잉여들을 좋게 평가하는 누리꾼들은 그저 ‘노홍철의 복귀작으로 남기엔 아까운 프로그램이라고 평했다. 노홍철에 집중하기 보다 이 프로그램이 주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전체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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