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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황금희 "나쁜 임호? 현실 속 오빠 정말 해맑아요"
입력 2015-09-28 09:02  | 수정 2015-09-28 12:50
KBS2 별이 되어 빛나리, 기구한 운명의 미순 役

"미순 나오면 긴장감이 확~ 이 얘기 정말 좋아요"

"첫 연속극, 촬영 강행군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1주일 후에 디자이너로 돌아와요…기대해주세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기구한 운명이다. 친일 아버지의 딸로 손가락질받았고, 사랑하는 남자에게는 배신당했다. 아이까지 밴 몸으로 고향에 돌아왔는데 다른 남자의 아이 아니냐고 의심받았다. 버림받은 여자는 홀로 아이를 낳다가 정신을 잃었는데, 아기가 죽었단다. 그래도 죽지 못해 살게 된 여자는 양공주가 돼 다시 돌아왔다.
KBS 2TV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극본 유은하-조소영, 연출 권계홍)에서 배우 황금희가 맡은 박미순이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아버지의 죽음과 가문의 몰락 후 해방촌으로 흘러들어온 조봉희(아역 김유빈, 고원희 분)가 거친 삶을 헤쳐나가며 대한민국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릴 드라마다. 봉희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미순의 딸. 물론 극 중 인물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시청자들만 애태우고 있다.
황금희는 "주위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행복해했다. "시청자 반응 중에 미순이 나오면 긴장감이 확 산다는 얘기가 가장 듣기 좋았어요. 어머님이 옷가게를 하시는데 드라마 사진이 걸려있거든요? 어머님들이 많이 보시는데 그 사진 보고 뭐냐고 물어보시면, 엄마가 우리 딸이 미순이라고 하니 깜짝 놀라시는 분들이 많으시대요. 엄마가 내가 출연하는 것보다 옷가게 매출도 좀 뛰었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웃음)"
특히 "1, 2회는 정말 영화 찍듯이 공을 들였는데 반응이 좋아 기분 좋았다"며 "초반에 잘해야지 뒤로 이어지는 감정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으니 신경을 많이 썼다"고 회상했다. 그래서일까. 황금희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관계자들을 만나면 이 연속극 자랑하기 바쁘다. 영화감독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시간 되면 보라고 권한단다. "영화감독님들도 드라마 좋아하실 수 있잖아요.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 같아요. 좋은 작품이니깐 자부심 있게 권해야죠. 호호. 진짜 열심히 홍보하고 다니는데 우리 제작진이 아실라나 모르겠어요."
미순이 사랑했으나 여자를 배신한 남자 서동필은 배우 임호가 연기 중이다. 정말 욕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다. 미순의 인생을 기구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진짜 쳐 죽여도 시원찮을 놈 아닌가요?(웃음) 촬영장에서 제가 미순이가 됐을 때, 임호 오빠를 보기만 해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니까요. 20회에서 다시 돌아오면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빼앗을 것이라고 했는데 빨리 돌아오고 싶어요. 물론 현실 속 오빠는 해맑고 좋은 분이세요. 악역은 거의 처음이라고 하시는데 어쩜 그리 얄밉게 잘하시는지 감정이입이 매우 잘 된다니까요. 헤헤."
임호도 나쁘지만 조은숙이 연기하는 오애숙 역시, 미순에게는 나쁜 존재다. "출산할 때 정신을 잃는데 미순의 보석을 다 훔쳐가잖아요. 애숙이 저를 양공주라고 욕하지만 양장점 차려준 게 미순이죠. 양공주가 되서 미군 장교를 상대하다 나름 신데렐라가 된 케이스라고 생각하는데, 그 삶을 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물론 애숙이 마음도 이해는 해요. 그래도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어요. 전 미순이니까요."
극 중 상황이 그럴 뿐 배우들과의 호흡은 정말 좋다. 아역배우 김유빈도 연기를 잘한다고 치켜세웠다. "이 친구가 5세부터 연기를 했다는데 애착이 강한 것 같아요. 타고난 배우죠. 아이들은 사실 연기를 어른들보다 잘해요. 우리는 진짜가 아니라고 의심하는데, 아이들은 이게 진짜야! 하면 믿어버리니깐 대단하죠. 연기 맛을 알고 재능까지 있으면 더 대단한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별이 되어 빛나리'는 황금희의 첫 아침 연속극이다. 그간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인사했지만, 이렇게 매일같이 출퇴근하며 촬영하는 건 처음이다. 8월 초부터 촬영했으니 2달째 강행군이다. 130회로 예정돼 있으니 아직 6개월가량이 남았다.
그는 "체력도 많이 필요해서 힘들긴 하지만 연속극은 신세계"라며 "그래도 연기하는 게 재미있고 즐겁다. 특히 내 역할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캐릭터"라고 만족해했다. "영화든 드라마든 온 힘을 다해야 연기도 잘되며 시청자들도 몰입하기 편하신 것 같아요. 예전에도 연기가 좋고 즐겁긴 했는데 이번에 또 다른 연기의 재미가 있더라고요. 특히 영화와는 메커니즘이 완전히 달라요. 순발력도 필수고, 캐릭터를 더 잘 살려 연기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황금희는 "연속극은 처음인데 다들 서로 챙겨주고 그런 게 좋더라. 추석이라 송편도 나눠 먹었다"며 "현장에서도 제목처럼 우리는 서로를 빛내주는 별이 되자는 생각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래도 현장 분위기 좋은 것과 별개로 미순은 복수의 칼을 갈아야 한다. 그가 맡은 캐릭터가 그렇다. "방송에서는 일주일 후에 디자이너가 돼 돌아올 예정이에요. 그때부터 동필에게 복수하지 않을까요? 이제 성인 봉희의 사랑과 성장 이야기도 나와요. 저도 좀 나이 들게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기대해주세요. 하하."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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