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경찰, 촛불집회 통행제한 정당…배상책임 없어”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에 나선 최 모씨(63) 등 9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정부는 이들에게 각 3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미신고 불법 집회가 계속될 만한 객관적 정황이 있어 경찰이 위법한 직무집행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해당 집회는 관할 경찰서장에 사전에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이를 해산시키기 위해 참가자들을 인도로 올라가게 했으나 상당수가 해산하지 않고 모여 있었다”며 경찰이 계속해서 집회 참가자들이 차도로 내려오는 것을 막으면서 차량 통행을 재개시킨 것은 경찰의 적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와 달리 본 원심 판단에는 법리의 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최씨 등은 이른바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열렸던 2008년 6월 서울 광화문 일대 교보문고 앞 인도에 서 있던 경찰이 보행자들이 많은 한 방향을 제외하고는 전방향의 통행을 막아 40분 간 불법 감금했다”며 당시 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검찰에서 각하 처분됐고, 최씨 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 2심에서는 최씨 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하급심 재판부는 보행자들 중에는 집회와 전혀 무관한 사람도 있었다”며 통행을 전면적으로 제한할 게 아니라 보행자들이 청와대 쪽으로 가는 걸 막았으면 됐을 것”이라고 30만원씩의 배상 판결을 내렸으나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김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