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대학생 대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생 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의 2배를 웃돌고 있어 경기회복 지연으로 취업난이 더욱 심각해질 경우 가계부실로 전이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이 2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권 대학생 대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말 기준 은행권(시중·지방·특수은행 16개)의 대학생 대출(학자금 명목 외, 이하 대학생 대출)은 6만6375건에 잔액은 총 1조83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3월말과 비교하면 대출잔액은 23.8%(2086억원) 늘었으며 건수는 20.4%(1만1263건) 증가했다.
특히 경기침체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올해 들어 대학생 대출은 작년말 대비 7개월 만에 9.19%(912억원) 뛰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부채 증가율(전년 대비 2014년 4.3%·2015년 6월 9.1%) 추이만큼 급증한 것이다.
7월말 현재 은행권 대학생 대출의 연체율은 2013년 1.99%(850건)보다 낮은 0.99%(1049건)를 기록했지만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0.42%)과 비교하면 2 배 이상 높았고 대출 건수와 총액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연체율이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기관별로 살펴보면 농협이 4487억원(41.4%, 7월말 기준) 2만7652건(41.66%)으로 대학생에게 가장 많은 대출을 해줬고, 그 다음은 KEB하나은행이 2957억원(27.28%), 1만3629건(20.53%)이었다. 신한은행이 1833억원(16.91%), 1만3564건(20.44%)으로 뒤를 이었다.
100억원 이상의 대학생 대출 잔액을 보유한 은행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은행은 전북은행(연 5.21%)이었고, 농협(연 2.9%)이 가장 낮았다.
학자금 명목 외 대학생 대출은 차주가 대학생 및 대학원생인 대출로 학자금 명목과 한국장학재단에 매각된 대출을 제외한 액수로 대학생들이 생활비 등 학자금 이외의 목적으로 대출한 것이다.
민병두 의원은 취업난 속에서 특별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의 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향후 기준금리 인상 시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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