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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역사 잠든 공평동 지하 `전면 보존`해 개방한다
입력 2015-09-24 16:18 
[자료 서울시]

서울 종로구 공평동 지하에 잠들어 있는 600년 역사가 전면 보존돼 시민에게 개방된다. 기존에 인근 지역의 개발시에는 일부만 보존해왔으나, 이번에는 발굴된 유물을 모두 원 위치에 보존해 전시장으로 개장한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4년 6월~2015년 2월 종로구 공평동 1,2,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로와 골목, 15~16세기 다양한 신분별 집 터, 청와백자편, 기와편, 분청사기편 등이 대단위로 발굴됐다. 시는 이를 원 위치에 전면 보존해 2018년 상반기 ‘공평동 유구 전시관(가칭)으로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이 전시관은 높이 6m, 총면적 3818㎡(약 1154평) 규모로 서울 최대 유구 전시관이다. 이는 도심 내 위치한 KT신사옥 유구전시관(231㎡)의 16.5배, 육의전박물관(505㎡)의 7.5배, 서울시청 내 군기시 유적전시실(882㎡)의 4.3배 규모다.
공평동은 보신각, 의금부 터를 비롯해 주요 유적 밀집지역인 종로 네거리,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지역으로 조선 후기 영·정조시대, 국왕을 보필하며 탕평정책을 이끌었던 채제공·송인명 등의 정승이 살고,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저항했던 민영환이 순국한 곳이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간 의친왕(고종의 다섯째 아들)이 거쳐 갔고, 화신백화점 등 국내 대표적인 근대건축물들을 태동시킨 건축가 박길룡이 작품을 구상하며 술을 기울이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정비사업 구역에서 발굴 된 매장문화재를 전면 보존하는 것은 최초로써, 시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 사대문 안 정비사업 구역에서 발굴되는 매장문화재는 최대한 ‘원 위치 전면보존을 원칙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인접 대단위 도시개발 사례인 종로구 청진 2,3지구(D타워)나 청진 12~16지구(그랑서울)의 경우 사업성 등을 고려해 발굴된 유구 일부만을 신축건축물의 내·외부 공지로 옮겨 보존(이전 보전)하거나 지하에 부분 보존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공평 1,2,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은 당초 높이 113.8m, 용적률 999%(A동 22층, B동 26층)이었으나, 이번 전시시설 조성으로 당초 높이를 유지하는 범위에서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받아 1199%(A동 26층, B동 26층)로 지어질 예정이다.
사업시행자가 신축건물 지하 1층에 조성해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게 될 전시시설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공평 1,2,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의 매장문화재 전면 보존 결정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민관 협력 방식의 ‘보존형 정비사업 모델”이라며, 대규모 현장 박물관(On-site museum)이 조성되면, 인근 인사동, 종로 일대 관광명소와 연계 활용도 가능해져 도심부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로도 기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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