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당창건 70주년 장거리 로켓 발사 수순 돌입
입력 2015-09-24 11:24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인한 국제사회의 반발과 제재를 우려한 듯 새로 건설한 위성관제종합지휘소(이하 관제소)의 외부를 외국 언론에 공개하며 군사용이 아닌 순수 과학기술 차원임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4일 국가우주개발국(NADA) 국장을 앞세워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한데 이어 23일에는 외국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CNN방송의 취재를 허용하며 발사가 임박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북한 관제소 관계자들은 CNN방송 취재진에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부분에서 진전이 있었다”며 발사 장소를 고르는 중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곧 쏘아 올릴 위성은 지구 관측용”이라고 강조했다.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위성으로 주장하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더 이상 머뭇거리지도, 숨기지도 않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앞서 북한 NADA 국장은 당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새로운 지구관측 위성 개발이 마감단계에 있고 새로운 높은 단계인 정지위성에 대한 연구와 발사장 확장사업 개건 확장 사업 진척 등 위성분야의 성과를 이례적으로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과거 발사 때와 달리 구체적인 시험 발사 계획과 날짜를 못박지는 않은 채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라고만 언급했다. 이를 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 시사로 인한 후폭풍 등을 염두에 두고 국제사회의 여론을 떠보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중국까지 전례없이 강력 반발하는 등 국제사회의 반응은 예상보다 더 혹독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곧바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반발하며 또 다른 강력한 제재까지 언급하는 상황이다. 특히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9일 9·19공동성명 발표 10주년 기념 북핵 세미나에서 북한을 겨냥해 ‘유엔 결의 이행 의무를 강조하며 동북아 평화안정의 대국(大局)을 어지럽히려는 그 어떤 생각과 시도도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직접적인 대북 경고 메시지로,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중국 역시 국제사회의 새로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를 의식한 듯 이번에 CNN방송 기자들을 초청해서는 우리가 무엇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핵폭탄을 떨어뜨리겠느냐”며 국제사회의 반발을 누그러 뜨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더욱이 평화적 과학기술을 강조하기 위해 그 어느 나라에서든 당연한, 관제소에 대한 기본적인 경비인력조차 배치하지 않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앞서 2012년 4월에도 북한은 평화적 위성발사를 강조하기 위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앞서 AP통신, CNN 등 외국 기자들을 초청해 지난 8일 ‘은하-3호 로켓과 ‘광명성-3호 인공위성을 보여줬다.
사실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는 장거리 로켓 발사는 국제사회의 반발에 아랑곳 없이 치뤄야만 하는 정치적 행사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최대 축제로 준비 중인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축포 행사는 별로 부각되지 않는 전시용 건축물 완공이 아니라 장거리 로켓 발사 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관련 기관과 매체를 통해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지속 구체적으로 밝히며 수순을 밟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발사 예정기간과 낙하지점 등을 통보하고 남한과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의 항공당국 등에도 경로 등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과정에서 국제기구나 주변 국에 사전 통보하는 등 절차를 나름 중시하고 있다.
더욱이 ‘8·25합의로 남북관계가 화해 분위기로 간신히 전환된 이후 북한은 남북관계의 판을 먼저 깨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번 발사를 앞두고 남측에 통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의 운을 떼고 분위기를 착착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기술적 문제만 없다면 무조건 내달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둔 시점에서 발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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