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하루 수성도 어려운 5위…롯데 업어준 SK
입력 2015-09-23 21:35  | 수정 2015-09-23 22:19
SK는 23일 목동 넥센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완패했다. 두 자릿수 피안타(13) 및 4사구(11)에 득점(10)을 허용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롯데→SK→롯데→SK→? 최근 프로야구 5위 경쟁을 뜻하는 사자성어는 ‘어부지리였다. 가만히 앉아있는데 공중부양을 한 듯 떠올랐다. 지난 21일에는 롯데가, 하루 뒤에는 SK가 5위로 점프했다. 경기를 치르지 않은 휴식일이었음에도. 두 발 편히 뻗고 쉬는 중에 날아온 ‘경쟁 팀의 잇단 패배라는 희소식 덕분에.
23일 비구름이 남부지방을 뒤덮으면서 열린 프로야구는 2경기. 그 중 관심을 모은 건 단연 목동 SK-넥센전. 가을비로 뜻하지 않게 휴식을 취한 롯데, KIA, 한화를 TV 앞에 몰려들게 만드는 경기였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5위의 주인이 또 바뀌게 됐다. SK는 넥센에 패할 시, 승률 4모 차이로 롯데에 5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또 하나의 피 말리는 싸움이었다.
이날만큼 롯데, KIA, 한화는 한 마음 한 뜻의 ‘아군이었다. 넥센이 SK를 잡아주기를 간절히 바랐을 터. 열렬히 넥센을 응원했다. 반면, 김용희 SK 감독은 흑묘백묘론을 이야기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어떤 수를 쓰든 반드시 이기겠다면서.
그러나 결의대로 경기가 풀리지는 않는다. 아니, 기 싸움에서 밀렸다. 3위를 지켜야 하는 넥센 또한 승리가 간절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하루 빨리 안정권에 들기를 희망했다. 넥센 또한 SK에게 패할 경우, 두산과 승차가 1.5경기로 좁혀져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러 팀의 운명이 걸린 한판치고는 너무 일찍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선발투수 싸움에서부터 SK의 완패. 박종훈은 최근 오름세를 잇지 못하고 3회도 못 버티며 강판됐다. 오히려 419일 만에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은 하영민이 깜짝 활약(6이닝 무실점)을 펼쳤다. 넥센은 이틀 전 양훈에 이은 두 번 연속 ‘잭팟을 터뜨렸다.
박종훈의 제구 난조는 넥센의 타선에 불만 키우는 기름이었다. 넥센은 1회 4사구 3개에 안타 2개를 더해 3점을 뽑았다. 몸 풀기는 딱 2회까지. 3회 2사 이후 서동욱의 2루타에 이은 김하성의 홈런으로 단번에 4점을 추가했다. 박종훈 카드를 좀 더 밀어붙였던 SK는 이 두 방에 K.O. 6번의 반격 기회를 남겨놓고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였다.

SK는 단 1점도 만회하지 못했다. 더블 플레이만 세 차례였다. 추격 기회마다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그리고 철저하게 농락당했다.
박종훈이 내려간 뒤에도 SK 불펜의 4사구 남발은 계속됐다. 전광판에는 넥센의 4사구로 숫자가 아닌 알파벳이 기입됐다. 두 자릿수 피안타에다 4사구까지. 그런 경기력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넥센은 4회 만루 찬스서 유한준과 서동욱의 잇단 적시타로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0-10. SK는 자포자기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SK는 23일 목동 넥센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완패했다. 두 자릿수 피안타(13) 및 4사구(11)에 득점(10)을 허용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지난 19일부터 하루마다 바뀌는 5위의 연산법칙. ‘롯데→SK→롯데→SK→?의 물음표 답이 공개됐다. 연산법칙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롯데가 또 어부지리로 5위가 됐다. KIA와 한화의 집에서도 환호성이 터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