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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훈 이어 하영민도 합격…넥센의 ‘잭팟’
입력 2015-09-23 20:54 
넥센의 하영민이 23일 목동 SK전에서 419일 만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넥센이 또 한 번의 ‘잭팟을 터뜨렸다. 최근 잇달아 깜짝 선발카드를 꺼냈는데, 하나둘 모두 성공이다. 양훈(29)이 트레이드 후 첫 선발 등판 기회서 1212일 만에 선발승을 거두더니 419일 만에 선발 등판한 하영민(20)마저 쾌투를 펼쳤다.
넥센은 포스트시즌을 앞두며 선발진을 재조정하고 있다. 밴헤켄, 피어밴드 등 두 외국인 듀오 외에 마땅한 선발투수가 없다. 문성현, 금민철 등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넥센은 최근 ‘뉴 페이스로 도배를 했다. 지난 21일 마산 NC전에 양훈을 내세우더니 23일과 24일 SK와 목동 2연전에는 하영민과 김상수(27)를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개편 작업이다. 셋 다 최근 넥센 선발진의 축을 이루진 않았다. 양훈과 하영민은 불펜에서 활동했으며, 김상수는 이틀 전까지만 해도 ‘말년 병장이었다. 김상수의 마지막 1군 선발 등판은 2013년 8월 25일 목동 KIA전이었다. 이제 막 민간인이 된 그에게 파격적인 선발 기회를 줄 정도.
그 과정은 순조롭다. 1단계에 이어 2단계도 성공이다. 양훈이 이틀 전 6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자, 하영민도 그 바통을 이어갔다. 같은 무실점 역투였다. 6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솎아 SK 타선을 봉쇄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하영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 감독은 구속(최고 146km)보다 제구력이 좋은 투수다. 최근 (투구 컨디션이)많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기회 부여라는 걸 강조했다. 일회성이 될 수도 있지만 양훈과 같이 ‘합격 판정을 받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영민은 넥센의 골칫거리였던 토종 선발진 운용에 숨통을 트이게 했다.
이날따라 하영민은 더욱 커 보였다. 공도 더 묵직했다. SK 타자들은 하영민의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회를 탈삼진 3개로 가볍게 끝냈을 정도.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2회와 4회 병살타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그리고 3회와 4회 2사 만루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탈출했다. 만루 시 한방을 지닌 브라운(5할)과 김강민(2할5푼)을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6회에도 선두타자 정의윤에 안타를 맞았으나 박정권의 1루수 직선타로 더블 플레이, 위기를 벗어났다. 병살타만 3개를 유도하며 SK 타선의 ‘기를 뺐다. 6이닝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투구수는 89개로 템포 조절도 좋았다. 419일 만에 선발 등판 시험은 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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