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영하 150도에서 얼지않는 물 찾았다
입력 2015-09-23 14:52 

영하 150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얼지 않는 물이 존재할 수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여하 150도의 낮은 온도에서도 얼지 않는 물을 발견했다.
김채운 울산과학기술대(UNIST) 물리학과 교수 연구진은 고압력 냉각 기술을 활용해 영하 150도에서도 얼지 않는 물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 22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물에 2000기압의 압력을 가한 뒤 온도를 영하 190도로 내려 얼음으로 만들었다. 그 뒤 기압을 제거하고 온도를 조금씩 올리자 영하 150도가 되는 순간 고체 상태의 얼음이 액체로 변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얼음은 일반적으로 수소 원자 두개와 산소 원자 1개로 이루어진 물분자가 육각형 구조의 형태로 쌓여있다. 여기에 압력을 가하면 찌그러진 육각형 모양으로 물분자가 촘촘하게 배열된다. 김채운 교수는 물 분자가 불안정하게 쌓인 상태로 얼음이 되기 때문에 0도 이상의 에너지를 가하지 않아도 분자구조가 무너지면서 물이 되는 것”이라며 20년 전 이론적으로만 알려졌던 현상을 실제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라고 설명했다.

물은 비교적 간단한 분자구조를 이루고 있지만 물리적 특성이 복잡하다. 특히 액체 상태의 물이 어는점 이하로 과냉각이 되면 물리적 특성이 일반적인 액체와 더욱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연구진은 그동안 관찰하지 못했던 물의 새로운 특성을 직접 관찰한 만큼 이번 연구결과가 물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갑자기 대기 중에 구름이 많아지거나 우박, 서리가 생기는 것도 물의 이상 현상 때문이다. 또한 체내에 있는 단백질에 이상이 생겼을 때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단백질과 물의 상호작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김채운 교수는 물의 특성을 이해하고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물리적인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신약개발, 기후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 이번 연구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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