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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전 예쁘지 않아요”…스테파니리, 나를 사랑하는 법
입력 2015-09-23 10:21 
사진=김승진 기자
[MBN스타 이다원 기자] 이제 갓 스물 셋이지만 배우 스테파니 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완벽히 알고 있었다. 평범한 진주를 제련해 아름다운 보석으로 만들어내는 제련사처럼 자기 진가를 확실히 알고 있어 더욱 매력이 넘쳐 흘렀다.

사실 전 아름다운 외모는 아니예요. 어릴 때에도 제가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죠. 하지만 모델을 시작하면서 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방법은 간단했죠. 거울을 자주 바라보는 거였어요. 거울을 보면 제 모습이 보이잖아요? 남들이 바라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는 많이 다를 테지만, 전 제가 바라보는 ‘스테파니를 제일 사랑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계속 멋진 부분을 찾아내는 거죠. 그러니 내 작은 눈을 사랑하고 도톰한 입술을 사랑하게 되더라고요.”

현명함과 나이는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에겐 아직 풋풋한 소녀 티가 묻어났지만 속은 굉장히 알차게 영글어 있었다. 미국의 아주 작은 섬에서 살던 소녀가 런웨이 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영민함 때문이었을 터였다.



어릴 적엔 모델이란 직업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그만큼 작은 동네였고 평범한 학생이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하게 모델계에 입문했고 직업적 호기심이 열정으로 바뀌더라고요. 모델은 이미지를 파는 직업이라 무엇보다도 내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하거든요? 더욱 거울을 자주 보게 되고, 저의 좋은 부분을 찾아내게 되더라고요.”

그의 도전은 브라운관으로도 이어졌다.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에서 도도하고 섹시한 신씨아 역으로 배우로서 행보를 시작한 것. 첫 도전이었지만 시청자에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에 성공했다.

사진=김승진 기자


처음 시놉시스를 받고 신씨아를 마주했을 땐 심장이 떨릴 정도였어요. 정말 남성 못지않은 매력이 있는 캐릭터더라고요. 실제로 그런 친구가 있다면 제가 따라다녔을 것 같아요. 하하. 연기할 때 참고한 작품이요? 작품보다는 영화 ‘원티드 안젤리나 졸리나 ‘미션 임파서블 매기 큐의 느낌을 눈여겨봤어요. 완벽하다고 할 순 없지만 신씨아 연기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는 100점이예요. 신입으로서 그런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했죠.”

화장품 모델 이미지를 단박에 벗어버릴 만큼 ‘용팔이 출연은 그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길을 다닐 때 확실히 달라진 걸 느끼는 요즘이라고.

사진=김승진 기자


예전엔 모델 쪽 사람 아니고서야 제 이름을 정확히 기억해주는 분은 거의 없었어요. 다들 광고 속 이미지로만 부르셨죠. 그러다보니 애매하게 불편한 점이 있더라고요. 지하철을 타도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죠?라는 말도 많이 듣고요. 그런데 ‘용팔이 이후엔 ‘스테파니 리라는 이름을 많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이젠 ‘팬이예요라고 말해주는 분들도 생겼고요.”

친구들의 반응도 난리였다. 평소 털털하고 장난기 많은 그와 달리 극중 이지적이고 섹시한 신씨아로 나오자 재미있는 문자도 많이 받았단다.

진짜 친한 친구들은 ‘오글거려서 못 보겠다 ‘용팔이는 재밌는데 너 때문에 못 보겠다며 막 장난치더라고요. 제가 섹시하고 멋있게 나오니까 ‘남사친(남자사람친구)들은 ‘너 말고 신씨아 데려오라고 그러고요. 하하. 전 실제론 개구쟁이 캐릭터거든요.”

사진=김승진 기자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신예 배우. 대부분은 롤모델에 대해 물으면 누구나 알법한 배우 이름을 대지만 그는 조금 달랐다. 자신의 어머니처럼 살고 싶다며 인생의 롤모델로 삼은 이유를 털어놨다. 그의 혜안이 엿보이는 순간이기도 했다.

엄마는 어떤 일을 하던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요. 정말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저도 그런 걸 본 받아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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