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 금리동결 후폭풍, 코스피 1.5%내려 1964.68
입력 2015-09-21 17:26  | 수정 2015-09-21 19:49
국내 증시가 미국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후폭풍에 휘말려 크게 흔들렸다. 21일 코스피는 5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전거래일 대비 31.27포인트(1.57%) 내린 1964.68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1.28포인트(0.19%) 내린 688.90을 기록했다. 미국 금리 인상 지연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며 투자자들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3.36%) 현대차(-3.93%) 삼성물산(-1.25%) SK하이닉스(-2.66%) 등 시가총액 10위권 전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코스피 대형주 하락률이 1.79%로 중형주(-0.90%) 소형주(-0.52%)에 비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도 전기전자(-2.93%) 자동차 등 운송장비(-2.65%) 화학(-2.01%) 철강금속(-2.55%) 등 대형주가 속한 업종이 많이 떨어졌다.
당초 시장에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감안해 미국이 금리 동결을 결정한 만큼 단기적으로 안도감 내지 최소한 중립을 지켜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도 미국 금리 동결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18일 코스피가 0.98%, 코스닥이 2.85% 상승하며 한숨 돌린 장세를 펼쳤다.
하지만 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가 1.74% 떨어지고 독일 증시의 DAX30 지수도 3.06% 급락하는 등 글로벌 주요 증시가 모두 하락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글로벌 증시에서 미국 금리 인상을 둘러싼 글로벌 경기 후퇴 가능성이 부각되자 코스피는 이날 장중 1960선으로 밀렸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금리 동결에 대한 안도감보다는 경기 둔화라는 위험만 증폭시킨 셈이다. 이날 개장한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다. 대만 자취엔지수가 1.83% 떨어졌고, 홍콩 항셍지수도 장중 1% 넘게 하락했다. 다만 중국 상하이증시만 약 1% 상승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 동결 이유로 중국과 이머징 마켓 경기 둔화를 지목한 것이 투자자 심리를 다시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동결 이후 미국과 주요 유럽증시가 대부분 하락했고 국제유가도 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사흘 연속 사면서 한국 시장으로 돌아오는 듯 보였던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다시 '팔자'로 돌아서면서 또 한번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들은 미국 FOMC 회의 전후로 3거래일 동안 약 5200억원어치 사들이며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이날 한꺼번에 192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하락장에서 국내 증시 수급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던 기관투자가들도 이날 1106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은 미국 금리 동결 발표가 난 18일 105억원을 던진 후 이틀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매도에 나서 각각 293억원과 13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가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강화되고 있어 코스피 추가 반등보다는 하락 변동성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한 만큼 외국인 투자자의 '확실한 귀환'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 동결로 원화 절하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3분기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도 낮아지게 됐다.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증시 전반에 충격을 줄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폭락도 없겠지만, 주가 반등을 이끌 호재도 없다는 얘기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8월처럼 미국 금리 불안감 속에 중국 경제 분위기에 따라 분위기가 왔다갔다 하는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1850~2000선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이 금리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눈치보기는 더욱 심해졌다"며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하는 형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을 맞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주가 투자 대안으로 거론된다. 김영준 센터장은 "배당 매력이 있는 배당주와 전자·자동차 등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 그나마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학균 투자분석부장도 "중국이 충격을 주지 않는 한 많이 떨어지지도 않겠지만 상승 여력도 없을 것"이라며 "업종을 불문하고 배당주 등 경기방어주 정도만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병득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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