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티 메르켈의 작심 발언 “난민문제, 현실을 봐야”
입력 2015-09-21 16:00 

시리아 난민을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해 ‘마마(엄마)라는 애칭까지 얻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사태 이후 처음으로 ‘모든 난민 수용은 불가능하다는 취지 발언을 내놨다.
난민사태 이후 지지율은 떨어지고 연정이 흔들리는 등 잡음이 커지면서 ‘백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평가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작센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노동연합 연찬회 강연에서 (난민수용과 관련해) 나는 우리 독일이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100% 실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크고 강한 나라이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건 사실이지만 세계 모든 사회문제를 풀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우리는 현실에 눈을 떠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밀려드는 난민을 감당하지 못해 오스트리아 국경을 일시적으로 통제한 이후 난민문제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첫 공식 반응이다.
이달 초 시리아 난민소년 아일란 쿠르디(3)가 가족과 함께 바다를 건너다 익사한후 가장 먼저 난민 수용에 나섰던 때와 사뭇 달라진 것이다. 메르켈 총리의 가장 큰 입장변화 이유는 정치상황 악화다.
독일 주간 ‘빌트 암 존타그가 매주 공개하는 정당별 지지율에 따르면 여당인 기민·기사 연합을 비롯해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 지지율은 최근 일제히 하락했다. 이 가운데 기민당 소속인 토마스 데 메지에르 내무장관은 유럽연합(EU)이 전체 한도를 정해 넘는 숫자는 돌려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사민당 소속인 시그마르 가브리엘 부총리는 (돌려보내는 것은) 위헌이며 정부정책에 반한다”며 질타했다. 난민사태가 커질수록 연정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야당 지지율만 높아가는 상황이 벌어지자 내분까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 발언은 또 오는 23일 난민문제 해결을 위한 EU정상회의를 앞두고 난민 수용에 소극적인 동유럽 국가들을 옥죄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사태는 독일 문제가 아니라 EU 전체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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