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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리퍼블릭 최원우 대표 “언제까지 ‘출생의 비밀’만 그릴 텐가”
입력 2015-09-21 15:30 
사진=리퍼블릭 에이전시
[MBN스타 이다원 기자] 밤낮 가릴 것 없이 요즘 드라마엔 ‘출생의 비밀이 필수불가결 요소다. 꼬이고 꼬인 관계를 바라보면 브라운관 속 나라가 정녕 21세기 대한민국이 맞나 싶을 정도다. 일일드라마로 들어가면 더욱 심하다. 배우 얼굴만 바뀔 뿐, 그 전개는 기승전결 대부분 비슷하다.

국내 드라마 현실이 그렇죠. ‘출생의 비밀이 아닌 선진형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도 혼자 힘으론 꿈꾸기 어렵잖아요? 사극의 ‘ㅅ만 꺼내도 방송국에선 돈 안되니 하지 말라고 선을 긋는데, 작가나 PD 혼자 어떻게 하겠어요?”

리퍼블릭 에이전시는 방송작가와 프리랜서 PD 등을 관리하는 전문회사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포맷이라 설립 취지를 물었더니 최원우 대표의 대답은 이렇게 돌아왔다.



이런 현실에서 감독, 작가들을 모은 에이전시가 있다면 꿈만 꾸던 일이 어떻게든 진행될 테고, 지원비를 도움주니 상상력에 제한을 두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거죠.”

최 대표는 오랫동안 캐스팅 디렉터로 활동하다 2012년 이 회사를 세웠다.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만들었던 노희경 작가, 김규태 PD 등과 오랜 논의 끝에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됐다.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PD가 업계 환경에 관심이 정말 많아요. 처우나 작품을 만드는 환경 등을 지금보다 더 좋게 만드는 게 목표죠. 스타 작가나 PD들이 모여있다고 해서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흰 철저하게 ‘을이 모인 회사입니다. 능력은 있지만 기회를 못 잡았던 신진 크리에이터들을 맞는 작품에 매칭시키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데에 관리를 해주는 거죠. 선진국 시스템처럼요.”



사업을 시작한지 이제 4년차지만,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작가나 PD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자자했다. MBC ‘밤을 걷는 선비 장현주 작가, SBS ‘못난이 주의보 정지우 작가, 이영애 복귀작인 SBS ‘사임당 윤상호 PD, ‘전우치 강일수 PD 등 총 13명의 작가와 PD가 리퍼블릭 에이전시에 소속돼 있다. 긴밀하게 연계해 소속 크리에이터들에게 작품을 만들기 좋은 환경을 선사하는 게 회사의 주 업무다.

국내 방송가는 오리지널리티에 너무 집착해서 상상력에 제한을 둬요. 또 광고 등을 생각해서 돈 안 되는 장르는 아예 말도 하지 말라고 하죠. 하지만 영화 ‘어벤져스도 따지고 보면 굉장히 유치한 스토리인데 상상력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만드니 그런 대작이 나온 게 아닌가요? 이런 콘텐츠가 중요한 건데 우리나라는 배우 이름을 보거나 스타 작가 등에 기대는 ‘묻지마 투자만 하니까 시청률이 계속 떨어지는 거죠. 본질적인 콘텐츠 퀄리티를 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이런 고민들을 우리 회사가 대신 해드리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그는 회사의 그림을 거창하게 그리지 않았다. 수익성보다 이 회사가 설립된 본질을 봐야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의 밑거름이 되고 싶어요.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나왔으면 좋겠고요. 소속 크리에이터가 단 한 명이 있어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 충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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