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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정치드라마’②] 드라마 속 ‘정치인’, 어떻게 그려지고 있나
입력 2015-09-21 15:29 
사진=어셈블리 포스터
[MBN스타 유지혜 기자] 흔히 드라마는 대중이 원하는 이상향이 담긴 매체라고 일컬어진다. 정치드라마에서도 ‘이상적인 정치인이 결국은 승리를 거둔다. 그리고 그 이면의 ‘악한 정치인은 가끔은 허구와 실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소송으로 번지기도 한다.

정치드라마는 실제로 정치와 국민들의 반응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 쓰이기도 했다. 이는 정치드라마가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담긴 ‘거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한 논문에서는 텔레비전 정치드라마는 현실 정치를 반영함과 동시에 한국 사회에 추구하는 바람직한 정치인 이미지와 정치의식을 투영한다고 전제할 수 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한국 픽션 정치드라마의 정치 재현, 2012)

이처럼 정치드라마에는 정치판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군상이 긴장감을 유지하며 선악 대결을 펼친다. 이중에서도 정치드라마의 ‘룰과 같은 공통점이 존재한다. ‘선으로 재현되는 정치인들은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사회에 헌신하며 결국에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지도자로 선택된다. 하지만 ‘악으로 대표되는 정치인은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가 하면, 민생에 무관심해 결국 ‘선을 대표하는 개혁 세력에 정권 교체를 당한다.



그야말로 선과 악으로 대비되는 세력들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과정이 정치드라마의 주요 뼈대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하게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 상황들이 다수 등장한다. 수많은 이해관계와 정치적 신념이 얽혀있어 정치판을 선과 악으로 명확하게 나눌 수 없듯 드라마 속의 세력들도 주인공과 주인공의 반대 세력으로 나누는 게 더욱 합당하다고 보는 견해들이 많다.

그렇다면 과연 정치드라마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드라마에서 사랑받는 정치인 캐릭터의 공통점을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이상향을 짚어봤다. 드라마 ‘시티홀의 신미래(김선아 분), ‘대물의 서혜림(고현정 분), ‘프레지던트의 장일준(최수종 분)은 자신의 사랑에도 적극적인 ‘감성형 정치인이라는 점, 부패에 맞서는 청렴주의자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정치드라마들에는 뇌물 수수나 비자금 등 부정부패에 노출된 정치문화가 여과 없이 반영돼 시청자들에게 기득권이 숨기고 있던 비밀을 들춰낸 것만 같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들의 선악 구분은 ‘청렴함이 잣대로 작용했다. 이는 국민들이 정치인들에 기대하는 도덕성의 수준과 평가의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판타지를 제공하려는 것과 정치인의 의무인 청렴과 공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시청자들에 던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국픽션)

‘소통은 최근 정치드라마에서 중요한 요소로 급부상했다. ‘대물의 서혜림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고충을 풀어주기 위해 발로 뛰다가 정치인이 됐고, 소통의 정치를 펼치면서 지지를 얻었다.

사진=프레지던트 포스터


‘프레지던트의 장일준은 ‘상생의 표본이다. 한국 정치는 타협을 ‘지는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고, 이 때문에 정당간의 타협이나 여야간 상생도 이루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야말로 ‘불통의 시대인데, 장일준이 아직까지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은 각종 암투와 술수가 펼쳐지는 대통령 선거에서도 모략과 협잡에는 맞서는 한편, 정적들을 설득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정치인의 ‘상생 의지는 시청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바였다.

많은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모습이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지만, 가장 극한의 상황은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격을 놓고 저울질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드라마는 아니지만, 영화 ‘감기 속에서 배우 차인표가 미국 대통령에 단호하게 행동하며 국민들의 안위를 우선 생각했던 장면은 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다. 많은 정치드라마나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하지만 매번 심각한 고민을 낳게 하는 상황이다.

물론 시청자들에 더 많은 호응을 받는 지도자는 국민의 생명을 우선적으로 선택한 이들이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김선일 피랍 사건이나 ‘삼호주얼리 호가 비슷한 상황이었다는 의견이 많다. 마냥 판타지 속에만 존재하는 고민이 아닌, 실제로 정치판에서 이뤄지는 고민이라는 것이다.

수많은 각종 상황에서 실제 정치인들은 어떤 선택을 했나 돌이켜보면 정치드라마의 캐릭터들이 ‘비범한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닌데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은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간단했다. 드라마 속의 지도자들은 국민을 먼저 생각했고, 소통했고, 청렴했다. 당연하지만 어려운 것들임에는 분명하다.

◇참고 문헌
* ‘한국 픽션 정치드라마의 정치 재현-시티홀, 대물, 프레지던트를 중심으로(2012, 조수현)
* ‘2천년대 TV정치드라마의 대통령 이미지 분석(2011, 윤대주)
* ‘텔레비전 역사드라마 이산의 정치적 성향 고찰(윤석진)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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