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늬만 국산차 OEM, 국내 판매량 62% 증가…악재가 될 우려 '단순 생산기지화'
입력 2015-09-21 11:43  | 수정 2015-11-04 21:22
무늬만 국산차/사진=연합뉴스
무늬만 국산차 OEM, 국내 판매량 62% 증가…악재가 될 우려 '단순 생산기지화'



무늬만 국산차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이를 수입해 판매하는 업체들이 단순 영업·판매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OEM 수입차는 국내 생산 자동차업체가 모회사의 해외 생산기지로부터 차를 들여와 국내에 판매하는 차를 말하며, 현재 국내에는 르노삼성의 QM3, 한국GM의 임팔라, 카마로 등이 들어와 있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이들 OEM 수입차의 판매는 2009년 1천661대로 당시 전체 총 국산차 판매 139만4천대(수입차 제외)의 0.1%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2012년 79대로 OEM 수입차 판매는 뚝 떨어졌지만 2013년 1천194대로 증가하더니 르노삼성이 스페인으로부터 QM3를 들여와 판매를 시작한 2014년에는 1만8천249대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어 올해 들어 8월까지 OEM 수입차 판매는 1만4천9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62%나 급증했다. 더욱이 지난 8월부터 한국GM이 임팔라를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를 시작함에 따라 연말까지 OEM 수입차는 2만5천여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국산차 판매에서 OEM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1.2%에서 올 8월까지 1.5%로 0.3% 포인트 증가하는 등 OEM 수입차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특히 르노삼성의 경우 국내 판매에서 QM3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이를 정도로 OEM 수입차 판매에 따라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OEM 수입차들이 국내 자동차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함에 따라 향후 추가로 수입 차종을 확대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OEM 수입차는 업체들의 기존 판매, 정비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다른 수입 브랜드들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해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 차를 국내에 공급함으로써 국내 소비자들이 여러 상품과 비교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국산 토종차 개발을 게을리하고 OEM 수입차에 너무 의존할 경우 향후 기술개발(R&D) 능력은 저하되는 데다가 우리나라가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큽니다.

이들 업체는 수입차 전략을 펴면서 일정 수준의 판매량이 확인되면 국내 생산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개발-생산-판매'의 과정을 거치면서 전·후방으로 자국 경제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나타내게 되는데, 이와 달리 OEM 수입차의 경우 '무늬만 국산차'라는 이름을 걸고 판매될 뿐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 달갑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OEM 수입차는 국산 업체가 판매하다 보니 타 수입차보다는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이점을 발판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가 OEM 수입차 효과에 현혹돼 토종차 개발을 게을리할 경우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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