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억눌렸던 손흥민 공격본능 219일 만에 봉인해제
입력 2015-09-21 06:11  | 수정 2015-09-21 06:16
손흥민(7번)이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15-16 EPL 6라운드 경기가 승리로 끝나자 홈 관중의 성원에 답하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이 모처럼 마음껏 슛하고 달렸다. 시원시원했던 경기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골도 나왔다.
손흥민은 20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15-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홈경기(1-0승)에서 79분을 뛰면서 선제결승골을 기록했다. 후반 23분 속공상황에서 페널티박스로 이동하여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23·덴마크)의 도움을 왼발 득점으로 연결했다.
단순히 골만 넣은 것이 아니다.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5차례 슛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이는 전 소속팀 바이엘 레버쿠젠 시절 VfL 볼프스부르크와의 2014-15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 홈경기(4-5패) 이후 219일(7개월7일) 만에 슛 5회 이상 리그 경기다.

레버쿠젠은 2013년 7월 1일 당시 창단 후 최고 이적료였던 1000만 유로(133억490만 원)에 손흥민을 영입했다. 이후 2015년 8월 28일 토트넘으로 떠날 때까지 3명의 공격자원 중에서 주로 왼쪽이라는 기본 배치는 같았다. 그러나 역할은 2013-14시즌과 2014-15시즌 차이가 있었다.
첫 시즌 손흥민의 임무가 처진 공격수에 가까웠다면 2번째 시즌에는 왼쪽 날개였다. 카림 벨라라비(25·독일)가 2014-15시즌 46경기 13골 14도움으로 레버쿠젠 부동의 오른쪽 날개로 자리 잡으면서 반대편의 손흥민에게는 경기운영과 수비가담에 대한 책임이 점점 커졌다.
레버쿠젠 시절 손흥민 위치별 기록을 보면 처진 공격수로 40경기 13골 6도움, 왼쪽 날개로 46경기 15골 5도움이다. 경기당 출전시간은 왼쪽 날개가 79.0분으로 71.3분의 처진 공격수보다 1.11배 많으나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60의 처진 공격수가 왼쪽 날개(0.50)의 1.21배에 달한다.
공격포인트 생산 외에도 생각할 것이 많아지자 손흥민은 점점 부진에 늪에 빠졌다. 카라바그 FK와의 2015-1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본선 48강 조별리그 J조 1차전 홈경기(3-1승)에서 2득점으로 토트넘 데뷔골을 신고하기 전까지 857분이라는 프로데뷔 후 최장기간 골·도움 침묵을 기록할 정도였다.

오랜 침체에서 벗어난 손흥민은 실로 오랜만에 프로축구에서도 신명 나게 질주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돌파가 3차례 유효했다. 드리블 3회 이상 성공은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과의 분데스리가 31라운드 홈경기(2-0승) 이후 리그에서는 142일(4개월19일) 만이다.
적극적으로 슛하고 돌파를 감행하는 과정에서 기회창출도 덤으로 따라왔다. 손흥민은 전반 22분과 후반 33분 키 패스(슛 직전 패스)로 동료의 슛을 도왔다. 전자는 유효슈팅이었고 후자도 크리스탈 팰리스 수비에 차단되지 않았다면 골문으로 향할 수 있었다.
토트넘은 8월 28일 이적료 3000만 유로(399억1470만 원)를 바이엘 레버쿠젠에 주고 손흥민을 데려왔다. 3000만 유로는 토트넘 133년 역사에서 영입투자액 공동 1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금액에 걸맞게 득점을 최우선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손흥민도 최근 2경기 3골로 이에 부응하고 있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