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는 `배당주` 해외는 `선진국`이 안전
입력 2015-09-20 17:34  | 수정 2015-09-21 13:41
"거시적 환경과 무관하게 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이익성장이나 배당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종목에 접근해야 한다."(이덕청 미래에셋글로벌투자부문 대표)
"미국이 금리 인상을 미룬 것은 글로벌 경제가 불안하다는 의미다. 연말까지는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 변동성을 방어하고 해외투자는 선진국 위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홍의석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장)
"전 세계적 디플레이션(경기후퇴) 우려가 커지는 국면에서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투자섹터보다는 소비섹터로 시각이 옮겨질 것이다."(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운용본부장)
"중국은 미국과 무관한 성장과 금융시장 건전성 문제에 의한 하락이므로 조정에 시간이 필요하다."(박용명 한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다. 금리 인상의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연말까지 시장의 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20일 매일경제신문은 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에셋플러스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의 국내·해외 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대상으로 4분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매년 3~4분기에 성과를 높였던 배당주 투자와 선진국 위주의 해외포트폴리오, 거시적 상황을 이기는 기업 발굴 등이 불안한 시장을 대비할 수 있는 답안으로 제시됐다.
먼저 배당주는 역사적으로 하반기에 더 높은 성과를 내면서 경기에 관계없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 본부장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국내 기업의 실적은 크게 좋아지지 않으면서 종목별 차별화가 계속될 전망"이라며 "배당주와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를 받는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파워가 있는 소비재 가운데 가격 조정을 많이 받은 기업과 헬스케어 업종에서 실제로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는 회사들을 선별해 투자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글로벌 경기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만큼 확실한 성장과 실적이 있는 성장주로 다시 매수세가 몰릴 것"이라며 "비즈니스 모델과 실적 모두 양호한 기업이나 저금리에 매력이 높아지는 배당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포트폴리오에서도 안정성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상반기와 달리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에 방점이 찍혔다.
홍 법인장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는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 시장의 변동성을 방어하고 주식의 경우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중소형주나 신흥국 주식도 하방리스크는 낮은 상태이고 중소형주는 박스권의 돌파구로 인식돼 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선진국·신흥국, 대형주·중소형주 방식의 이분법적 접근보다는 철저하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진국 비중을 높일 필요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별 이익과 밸류에이션을 기초로 투자전략을 짜야한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최 본부장은 "국내 증시에서 과매도구간은 해소되면서 1900~2050 사이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도 "불확실성이 연장된 국면에서 당분간 중국 경기와 관련된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시장에 대해선 신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의 경우 미국 금리 인상 여부보다는 경기 둔화 우려와 금융시장 건전성 문제로 급락한 만큼 가격적 요인으로 접근하면 변동성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이어 불안감이 지속되는 중국 시장에서 국내와 같은 종목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법인장은 "중국은 지금까지의 경기부양책이 4분기 어떤 효과를 거두는지에 따라 향배가 갈릴 것"이라며 "국내외 중국 테마주들도 성과에 따라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중국의 기업이익 증가세가 약하고 수요기반이 취약해 당장 지속적 반등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여행·건강·콘텐츠 등 소비영역은 꾸준한 성장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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