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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투 4개보다 골치 아픈 4연속 선발 붕괴
입력 2015-09-16 06:01 
조쉬 스틴슨은 지난 15일 광주 한화전에서 1회도 못 버티고 강판됐다. 그의 시즌 선발 최소 이닝이다. KIA는 끝내 5점 차 열세를 뒤집지 못했다. 사진(광주)=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15일 어렵게 추격의 시동을 걸었던 KIA가 제대로 불을 붙이지도 못한 채 졌다. 폭투 4개를 비롯한 다섯 번의 수비 미스가 한 이닝에 나왔다. 꺼져가던 불씨를 가까스로 살리며 간극을 좁히던 터라, 스스로 찬물을 들이부었다.
KIA는 1패를 했다. 시즌 67패째. 뼈아픈 패배였다. 5위, 한 자리를 놓고 다투는 팀 가운데 롯데, 한화, SK가 이겼다. KIA만 졌다. 5위 롯데와 승차는 1경기. 간극은 크지 않다. 그러나 7위 한화와 0.5경기, 8위 SK와 1경기 차이다. KIA로선 1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 변동의 폭이 크다.
그 가운데 수비 미스로 승리를 헌납했다. 야수는 판단 착오로 3루타를 내주더니 투수는 폭투를 무려 4개나 범했다. 지난주 평균자책점 0.74(24⅓이닝 2실점)를 자랑하던 KIA 불펜이 결정적인 순간 무너졌다. 집중력 결여다. 팀 분위기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KIA는 이후 네 번의 공격에서 안타 1개(김주찬의 홈런)와 볼넷 1개만 얻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폭투 4개보다 더 머리 아프고 속 쓰린 건 4연속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이다. KIA는 이날 1회에만 5실점을 했다. 초반 기 싸움에서 밀렸다. 여기에 초반 반격 기회서 연속 병살타가 나오니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런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천 노게임이 됐던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부터 4경기 연속 선발투수가 수난을 겪었다. 5회까지 버틴 투수는 없었다. 3이닝을 던진 유창식(12일)과 홍건희(13일)이 가장 긴 이닝을 책임졌을 정도.
임기준은 1회에만 6실점을 했으며, 조쉬 스틴슨은 15일 경기에서 1점 더 적은 5점만 내줬지만 아웃카운트 3개도 못 잡았다. ⅔이닝으로 스틴슨의 시즌 선발 최소 이닝이다(종전 7월 3일 수원 kt전 2이닝).
선발의 조기 붕괴, 도미노 현상이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면서 계산이 틀어지는데,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안정된 불펜에 보다 안정된 경기를 넘겨줘야 하는데, 선발진은 그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연쇄 조기 강판은 갈 길 바쁜 KIA의 어두운 면이다. 마치 2개월 전을 떠올리게 한다. KIA는 7월 초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지난 7월 2일부터 14일까지 10경기를 치르면서 딱 1승만 했다. 5연패와 4연패가 한 번씩이었다.
그 부진의 첫 번째 이유는 선발진의 붕괴였다. 임준혁을 빼고는 모두 흔들렸다. 2이닝 이하 투구만 절반이었다. 특히, 김병현(1⅓이닝)-스틴슨(2이닝)-양현종(1⅓이닝)-서재응(4⅓이닝)이 차례로 무너진 4경기에서 KIA는 무려 45실점을 했다. 첫 단추부터 꼬이면서 경기를 그르쳤다.
그때만큼의 심각성은 아니더라도(최근 3경기 15실점) 삐걱거리고 있는 게 사실. 언제부터인가 선발투수가 얼마나 던질 지가 KIA 경기의 관전포인트가 됐다. 기대보다 우려 가득한 시선이다. 16일 등판할 ‘에이스 양현종도 타구에 맞은 뒤 투구 이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8일 광주 NC전에서는 3⅔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등판 일정이 조정된 것도 컨디션 문제였다.
잠시 흔들렸던 불펜은 안정모드다. 폭투 4개를 범했지만, 그 외에는 견고했다. 하지만 선발진은 말썽이다. 투수 교체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아주 좋지 않은 모양새다. 양현종이 그 맥을 끊어야 한다. 연패는 물론 선발 붕괴마저. 그러나 양현종이 8일 전과 같은 전철을 밟는다면, KIA는 더욱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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