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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자멸…‘부실 수비’의 붕괴, 그 위험성
입력 2015-09-12 20:11  | 수정 2015-09-12 20:30
12일 광주 LG-KIA전 4회말, 중견수 임훈의 송구를 놓치는 3루수 히메네스. 공이 뒤로 빠진 틈을 타 주자 백용환은 홈까지 쇄도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3연패. LG의 자멸이었다. 좀처럼 9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 여실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상대 선발투수(KIA의 유창식)는 천적이었다. 그러나 타선은 응집력을 발휘, 3회까지 안타 5개와 볼넷 3개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LG 킬러는 제구 불안 속에 일찌감치 무너졌다.
하지만 LG의 문제는 공격이 아니라 수비였다. 1회부터 불안했다. 1사 1,2루서 이범호의 평범한 땅볼을 더블 플레이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유격수 오지환이 토스한 게 높았다. 2루수 손주인이 가까스로 잡아 아웃카운트 1개라도 잡았을 정도.
4회말이 승부처였다. LG는 3-2로 앞선 4회 무려 5실점을 했다. KIA는 타순을 정확히 한 바퀴를 돌았다. 여기서 흐름은 뒤바뀌었다. KIA로 완전히 분위기가 기울었다.
KIA와 LG의 집중력 차이가 컸다. 3회까지 그럭저럭 버텼던 루카스는 4회 들어 제구 난조 속에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 무사 1,2루서 김민우의 번트를 3루로 악송구한 뒤 글러브를 마운드 위에 내던졌다. 흥분한 자신을 진정시켜 달려온 포수 유강남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전날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친 LG는 루카스를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루카스는 위험했다. 아니나 다를까. 2사 만루에서 신종길과 오준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K.O.였다.
문제는 그 안타를 처리하는 과정. 신종길의 안타로 2,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중견수 임훈은 3루를 향해 뛰던 1루 주자 백용환을 노렸다. 그러나 임훈의 송구는 3루수 히메네스를 지나쳤다. 앞서 루카스의 악송구를 오지환이 백업 수비로 막았으나 두 번은 없었다. 백용환마저 득점. 3-4가 3-5로 바뀌었다.
가뜩이나 점수 차가 벌어져 추가 실점을 막아야 했는데 어처구니없게 내줬다. 2사 1,2루에서 진해수의 폭투. 포수 유강남은 공의 위치를 놓쳤다. 진해수가 재빠르게 손짓으로 가리켰으나 2루 주자 오준혁은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LG의 허술한 수비가 헌납한 점수였다.
3-7, 4점 차였다. 남은 5번의 공격 기회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간극이었다. 그러나 분위기 싸움에서 크게 밀렸다. LG는 기가 완전히 눌렸다. 무기력했다. 의지마저 읽을 수 없었다. 그 잘 맞던 방망이마저 침묵했다. 삼자범퇴의 퍼레이드. 불안하던 수비의 일순간 붕괴가 몰고 온 참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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