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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든, 롯데 연승 질주 막은 아트 피칭
입력 2015-09-09 21:31  | 수정 2015-09-09 21:32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원익 기자] 오랜만에 과거 기억을 떠올리게 한 아트피칭이었다.
SK와이번스의 좌완투수 크리스 세든(32)은 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3피안타(1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3승을 수확하며 앞선 경기 3이닝 5실점 강판의 아쉬움도 털어냈다.
완벽한 투구였다. 투수의 가장 큰 밑천에 대해 많은 야구인들은 경쟁력 있는 빠른볼을 꼽는다. 변화구가 아무리 능한 투수라고 해도 기본은 속구를 바탕으로 경기를 꾸려가는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그렇다면 이날도 최고구속이 144km/h에 그쳤고 주로 130km/h 후반과 140km/h 초반을 오갔던 세든은 합격점을 받을 수 없다. 그런데 그만큼 많은 이들이 주장하는 덕목도 있다. 바로 정교한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연승 질주를 막은 역투는 후자에 집중한 것이었다.
최근 6연승 질주에 더해, 전날 14안타 10득점으로 SK 마운드를 폭격한 롯데 타선을 단 하루만에 얌전하게 만들었다. 볼넷이 3개나 있었지만 제구력이 부족해서 내준 느낌이라기보다는 전략적인 볼넷들이 많았다. 총 투구수 104개 중에서 스트라이크가 66구, 볼이 단 38구에 불과했을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이닝별로 다른 투구 전략도 돋보였다. 경기 초반 속구 위주의 투구를 가져간 세든은 3회와 4회 갑작스럽게 변화구 비율을 늘려 롯데 타선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어 다시 5회 11구 중에 8구를 속구로 던진 이후 6,7회는 다시 변화구 비율을 늘리는 등 변화무쌍한 볼배합을 가져갔다.
1회 삼진, 땅볼, 뜬공으로 세 타자를 아웃시키고 삼자범퇴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2회도 첫 타자 짐 아두치를 단 3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후속 최준석에게 던진 5구째 143km/h 속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비거리 130m 중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추가 1안타만을 내주며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고 마쳤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흐름을 탄 세든은 3회 단 8구만에 삼자범퇴로 마친 이후 4회도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순항했다.
5회도 세든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황재균을 투수 땅볼, 박종윤을 3루수 땅볼, 문규현을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키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가 이날 최대 고비였다.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준 세든은 후속 김주현을 루킹삼진처리하며 한 숨을 돌렸다. 그러나 후속 정훈에게 안타를 맞은데 이어 2사에서 최준석을 상대했다. 결국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최준석을 피한 이후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키고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6회까지 투구수 93개. 세든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삼자범퇴로 롯데 타선을 막고 자신의 임무를 100% 수행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정우람은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1실점을 했지만 리드를 지켜내고 경기를 매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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