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낙폭 과했나" 제약·화학·증권주 급반등
입력 2015-09-09 17:52  | 수정 2015-09-09 19:55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증시 훈풍에 이어 일본 증시까지 7% 넘게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도 모처럼 반등했다. 코스피가 단숨에 193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지수도 3% 넘게 올랐다. 9일 코스피는 55.52포인트(2.96%)나 오른 1934.2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22.45포인트(3.52%) 넘게 급등한 660.67에 장을 마감했다. 두 시장 모두 지난 3일 이후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이다.
국내 증시가 상승한 이유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오랜만에 함께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2.4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2% 넘게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일에도 2.29% 오르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 증시도 아베 신조 총리가 법인세를 2년간 3.3%포인트까지 내리겠다고 밝히며 7.71%나 급등했다. 약 22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수출·수입 지표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상하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경기 부양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확인됐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안정세를 찾자 유럽 미국 한국 등 아시아 증시까지 연쇄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온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날 코스피는 모든 업종이 골고루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그동안 하락장에서 낙폭이 컸던 제약·화학·증권 업종 위주로 반등 분위기가 강했다. 실제로 한독은 전날보다 14.09% 급등한 2만4700원에 장을 마감했고, 이연제약과 일동제약도 각각 13.00%와 11.34% 오르며 기존의 낙폭을 크게 만회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이-글벳이 23.11%나 치솟았고 메디톡스와 바이로메드도 각각 15.03%와 14.31%나 오르며 제약주의 '귀환'을 연출했다.

화학주도 그동안의 하락세에 제동을 걸었다. 대한유화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0.55% 오른 15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롯데케미칼도 8.37% 상승했다. 이 밖에 아모레퍼시픽(8.11%)과 토니모리(7.00%) 코스맥스(6.58%) 등 화장품 업종을 비롯해 KTB투자증권(10.79%) 유진투자증권(9.06%) 현대증권(9.04%) 대우증권(9.01%) 등 증권주도 크게 올랐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았지만 지난 2주 동안 주가가 가장 많이 빠졌던 제약과 화학 업종의 반등이 두드러졌다"며 "투자심리가 조금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낙폭이 과대하다고 생각된 종목 위주로 매수세가 쏠린 듯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날 지수 상승이 시장의 확실한 반등까지로 연결될지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했다. 글로벌 시장을 흔들었던 'G2 리스크'는 아직 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에 대해선 정부의 개입으로 시장 분위기를 돌려놓긴 했지만 불안한 모습은 여전하다는 시각이 많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경기와 증시 바닥 확인 과정을 더 멀리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중국 증시가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로 올랐다가 경제지표가 부진하면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상태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한 불투명성도 바뀐 상황은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약간의 고용시장 개선, 물가상승률 2%'라는 금리 인상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엇갈리며 전망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창목 센터장은 "8월 실업률과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 정확한 해석이 어렵고, 금리 인상 결정권을 쥐고 있는 정책위원들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동안 코스피 하락을 부추겼던 외국인 매도는 9일에도 여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도 14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연속 순매도 행진을 25일로 늘렸다. 그동안 팔아치운 금액만 5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일주일 앞두고 외국인이 한국 증시 비중에 변화를 주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강다영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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