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부실기업 담긴 회사채형 MMF `펀드런`
입력 2015-09-09 17:32  | 수정 2015-09-09 19:41
법인을 상대로 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대규모 펀드런(펀드자금 인출)이 연거푸 발생하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수익률이 더 낮더라도 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시중자금이 움직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A운용사가 운용하는 회사채형 법인 MMF에서 자금 1조5000억원이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이 MMF가 최근 부실 논란이 불거진 BNK캐피탈 기업어음(CP)을 담고 있다는 게 펀드런이 발생한 이유였다.
BNK캐피탈은 최근 생활가전 렌탈 업체인 한일월드에서 인수한 540억원 규모 음파진동운동기 렌탈 채권을 회수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한일월드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서다.
아직 정확한 손실 규모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BNK캐피탈 CP를 담은 MMF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빼낸 것은 지난 7월 대우조선해양 부실 문제로 이미 한번 크게 데었기 때문이다.

펀드런이 발생하면 자금을 빼가지 않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게 된다. 해당 운용사가 자금 인출 요구에 따라 투자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수익률 손실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부담은 결국 펀드에 자금을 남겨 놓은 투자자가 지기 때문이다.
1조원이 넘는 펀드런이 이어지자 법인 투자자들이 수익률은 다소 낮지만 좀 더 안전한 국공채 위주 MMF로 자금을 옮기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과 BNK캐피탈 뒤에는 KDB산업은행과 BNK금융지주가 버티고 있어 사실 그렇게 리스크가 큰 상황은 아니다"며 "그럼에도 법인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그만큼 경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MF란 CP, 양도성예금증서(CD), 콜 등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여기서 얻는 수익을 되돌려주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국공채 전용 MMF'는 회사채나 CP에는 투자하지 않고 국공채 등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다소 낮지만 안정성이 높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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