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글로벌 석학들 ‘옐런 흔들기’
입력 2015-09-09 16:55 

7년 만의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16~17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리를 올려서는 안된다는 석학들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아직 확실하게 살아나지 않은 미국경제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스럽다는 것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글로벌 금융시장과 혼재된 지표 속에서 고심에 빠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더욱 압박하는 발언들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7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에 진저리가 난다(Fed up with the Fed)는 제목의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기고문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근로자와 미국 경기를 어렵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8월 실업률이 5.1%로 발표됐지만 파트타임 근로자와 한계 고용 근로자를 제외하면 실업률은 10.3%로 올라가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17∼20세만 따져보면 절반은 일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미국 일반 근로자의 실질 임금도 0.5% 줄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금리는 일반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너무 큰 경기 과열기에 올리는 것인데 지금의 미국 경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치인 2%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그는 금리 인상은 근로자의 복지가 아니라 자본가들을 이롭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금리 인상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전반적인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금은 유동성을 거둬들여 경제 성장의 불씨를 꺼뜨릴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6년간 거쳐온 경로선상에 있다”면서 나쁜 속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빠른 속도도 아니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미국 금리가 유럽보다 꽤 높아진다면 미국의 수출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유럽이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그에 상응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로렌스 서머스 미 하버드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한다면 물가 안정, 완전고용,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연준의 세 가지 정책 목표를 위협하는 심각한 실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5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연준은 금리를 오랜 기간 인상하지 않았는데 감히 말하자면 연준은 영원히 그렇게 해야 한다”며 미국의 물가, 고용, 실업률 등 모든 수치가 완벽하게 확인된 후에 금리를 인상하는게 낫다고 주장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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