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제 세상은 여성이 주도’ 남성위주 제약업계 판이 바뀐다
입력 2015-09-09 16:33 

제약업계가 ‘여심(女心) 잡기에 한창이다. 여성들이 주로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선보이거나 기존에 나와 있던 제품을 여성 특화 제품으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남성들 전유물로 인식돼 왔던 숙취해소제 시장에서도 여성용 제품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동아제약, CJ헬스케어, 한독은 여성전용 숙취해소제 ‘모닝케어 레이디, ‘컨디션 레이디, ‘레디큐를 각각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여성들이 남성보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피부 손상도 더 크다는 점에 착안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기존 제품보다 여성들 피부 건강을 높일 수 있는 히알루론산과 간 손상에 도움을 주는 연잎추출물, 베타인, 비타민 등 성분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탈모치료제도 더 이상 남성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있다. 남성 탈모 증상과는 다르게 여성은 사회적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빠지는 증상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한 여성 전용 탈모제가 출시되고 있다. 갈더마코리아는 여성 전용 탈모 치료제 ‘엘크라넬을 판매하고 있으며 현대약품은 ‘마이녹실S, ‘마이녹실3% 등으로 여성 탈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성만의 고민을 겨냥한 제품들도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다. 최근 동화약품은 여성들이 소화불량을 많이 겪고 있다는 점을 공략해 ‘미인활명수를 출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화불량이나 속쓰림으로 병원을 찾은 20대 환자 중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 많았다. 동화약품은 미인활명수에 정장, 변비, 묽은변, 복부팽만감, 장내이상발효 등에 효능이 있는 오매 성분 1200mg을 추가 함유해 기존 제품을 강화했다”며 또한 액상과당 대신 프락토올리고당을 함유해 여성 소비자의 기호까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여성 전용 제품까지는 아니지만 주로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도 있다. 멍 치료제인 유유제약 ‘베노플러스, 태극제약 ‘벤트플라겔 등은 성형수술이나 시술 후 보이는 피부에 민감한 여성들을 공략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여성들 신체적 특징을 감안한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여성들은 주로 철분, 항산화 성분 등이 부족한 데 이를 추가한 대웅제약 ‘알파우루사, 유한양행 ‘비꼼시 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제약업계 여성 바람은 최근 ‘여초(女超)로 대변되는 사회상 반영과도 일맥상통한다. 남성 위주였던 사회구조가 여성들의 적극적 사회진출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여성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주민등록 상으로도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여성이 남성을 추월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 인구는 여성이 남성보다 5000명 정도 더 많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2030대 여성층이 증가하고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여성의 경제적 활동이 더욱 부각이 되고 있다”며 여성들 소비도 증가하면서 남성과 체질적으로 다른 여성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과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2015 아·태 젠더서밋에서도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론다 슈빙어 미국 스탠포드대 석좌교수는 암 발생 비율은 보통 여성보다 남성이 높지만 X선 검사를 받을 때 쬐는 방사선에 의한 암 발생은 여성이 훨씬 높다”며 미국의 경우 피폭 기준이 ‘남성으로 돼 있어 어린이나 여성이 방사선에 과다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 모길 캐나다 맥길대 교수도 진통제 효능도 남성 여성 차이가 존재한다”며 수컷쥐를 대상으로 실험하면 모르핀과 다른 약을 함께 사용하면 더 효과가 컸지만 암컷쥐는 모르핀에 다른 것을 같이 쓰거나 말거나 차이가 없어 이 사실을 빨리 알았다면 의학업계에 큰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미연 기자 /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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