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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9투수’ 라인업과 한화 필승조의 차이
입력 2015-09-09 00:03 
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한화 김성근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박정진을 다독이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류제국-김선규-김지용-신승현-이승현-윤지웅-이동현-진해수-임정우.
LG 트윈스의 선발 라인업이 아니다. 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한 경기에 투입한 LG의 투수 라인업이다. LG는 이날 무려 9명의 투수를 기용하는 총력전 끝에 연장 12회말 8-7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불펜 싸움에서 치열한 연장 승부가 갈린 날이었다. LG는 선발투수 류제국이 2이닝 만에 5실점으로 조기강판 됐다. 한화는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1군 복귀전을 가지며 8이닝 동안 5실점을 했으나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 투혼을 벌인 경기였다.
그러나 한화는 불펜의 방화에 울었고, LG는 불펜의 눈부신 역투에 웃었다. 불펜의 차이는 컸다.
LG는 류제국이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간 뒤 유원상 대신 1군에 오른 김선규가 마운드에 섰다. 1⅓이닝 무실점 호투. 이어 김지용이 ⅓이닝을 책임진 뒤 신승현과 교체됐다. 신승현은 1이닝 2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LG는 2-7로 크게 뒤져 패색이 짙었다.
양상문 LG 감독이 성장한 유망주로 인정한 이승현부터 불펜의 집중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승현은 2⅓이닝 동안 삼진만 4개를 잡으며 퍼펙트 피칭을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윤지웅도 투구수 11개로 1이닝 2탈삼진 퍼펙트. 베테랑 투수 이동현은 9회를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LG의 역습도 시작됐다. LG는 4-7인 9회말 로저스가 몸에 맞는 볼로 주자를 내보낸 뒤 3점을 뽑아내 극적인 7-7 동점을 만들었다.

한화 불펜이 스스로 무너진 탓이었다. 로저스에 이어 마무리 투수로 나선 박정진이 안익훈을 삼진 처리한 뒤 양석환의 1루수 플라이를 유도했으나 불길한 실책이 나왔다. 결국 박정진의 제구도 크게 흔들렸다. 박용택에게 추격의 적시타를 맞은 2사 후 볼넷 3개와 폭투를 묶어 추가 2실점을 더해 7-7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박정진은 아웃카운트 3개를 잡지 못하고 송은범으로 교체됐다.
LG 불펜은 연장전에서도 강했다. 진해수가 1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뒤 마지막 9번째 투수 임정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임정우는 연장 11회 1사 1, 2루 위기를 병살타로 처리한 뒤 연장 12회 무사 1, 2루 위기에서도 무실점으로 후속 세 타자를 막아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한화는 네 번째 투수 권혁까지 마운드에 올리는 출혈을 감행했으나 결과는 역전 끝내기 패배였다. 권혁은 연장 12회말 2사 2루서 박지규에게 역전 끝내기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7-8로 져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박지규의 생애 첫 끝내기 안타의 희생양이었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친 한화는 이날 SK 와이번스를 이긴 롯데 자이언츠의 추격을 허용해 공동 5위로 내려앉았다. 불펜의 차이가 만든 뼈아픈 결과였다.
이날 경기는 5시간25분으로 올 시즌 최장 시간 경기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장 시간 경기는 지난 2일 수원 롯데-kt전 5시간15분이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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