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프로농구 선수 등 26명 승부조작·도박 ‘파문’
입력 2015-09-08 15:05 
프로농구 선수 등이 승부 조작을 모의한 카카오톡 내용

20여명의 전·현직 프로농구 선수와 유도선수 등이 승부 조작에 가담하거나 불법 도박 사이트에 베팅한 사실이 확인돼 선수 윤리 의식에 큰 문제를 드러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군체육부대에서 만난 다른 종목 선수들과 도박 정보를 주고 받으며 도박에 발을 들여놓은 것으로 밝혀져 국군체육부대의 허술한 선수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경찰청 제2청 수사과는 프로농구 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한 농구선수 박모씨(29)와 박씨에게 승부조작을 청탁한 유도선수 황모씨(28)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인터넷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안모씨(28) 등 프로농구 선수 11명, 유도선수 12명, 레슬링 선수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지난 2월 14일 열린 프로농구 서울삼성과 인천전자랜드 경기에서 황씨로부터 승부조작 청탁을 받고 불완전한 슛인 ‘에어볼을 고의로 던져 박씨 소속팀이 패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승부를 조작하기로 모의한 뒤 베팅한 금액은 각각 100만 원과 30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 등 전·현직 선수 24명은 2009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100만 원에서 많게는 4억 원대까지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베팅을 한 혐의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군체육부대 출신으로 군 복무 당시에도 선수들의 휴식공간인 사이버 지식방을 이용해 베팅을 하거나, 휴대가 금지된 스마트폰을 몰래 부대안으로 들여와 도박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승부조작과 도박 협의로 입건된 선수들은 죄가 되는지 잘 모르는 등 스포츠 정신을 망각해 교육이 더 강화돼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국군체육부대에서 만난 타 종목 선수들과 베팅을 시작한 경우가 많아 선수 관리를 더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경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국군체육부대 소속 농구·유도선수 3명을 군부대로 이첩하고, 공소시효가 지난 선수 1명과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선수 1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국민체육진흥법과 상습도박죄(마지막 도박일 기준)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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