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교 5학년 국정 역사교과서 오류 많아···빨리 수정해야”
입력 2015-09-07 17:39 

전국의 초등학교 5학년이 이번 2학기부터 실제로 사용하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내용 오류와 잦은 비문 등 엉터리 교과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역사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역사교육연대회의는 초등 5-2 사회(역사)교과서 중간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교과서의 오류를 지적했다.
역사교육연대회의 측은 교과서 분석 작업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교과서의 충격적인 실상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교과서를 이대로 두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역사교육연대회의는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으로 ▲역사인식상의 문제 혹은 역사이해의 오류 ▲착오에서 비롯한 수많은 오류 ▲역사상의 오해를 불러올 비문 ▲지나치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편수용어를 지키지 않은 서술 등을 꼽았다.

하일식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고조선 설명은 많이 하고 있는데 고조선의 멸망은 언급하지 않고 바로 삼국시대로 넘어간다”며 고조선과 삼국시대 사이 부여와 삼한의 역사는 거의 증발된 상태”라고 말했다.
배경식 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도 교과서 18쪽에 위만조선이라는 단어가 삼국유사 책 설명 박스에 한 차례 기술되긴 하지만 본문에는 한차례도 언급되지 않아 학생과 교사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들은 저자가 당대의 역사상을 정확히 서술하지 못해 앞뒤 서술이 충돌하거나 이해가 어렵게 된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역사적인 사실이 잘못 기술되거나 삽화가 제대로 사용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역사교육연대회의 측은 교과서 89쪽에 신라의 관리 등용 방식을 설명한 부분에 대해 ‘귀족들의 반대로 시험을 치를 수 없었다는 문장은 사실과 명백하게 다르다”며 가문에 따라 고위 관직이 되기 어려웠을 뿐 중하급관리는 가능했다”고 밝혔다.
또 태조 왕건의 어진으로 쓰인 그림은 해당 그림의 인물이 갖춘 복장 등을 미루어볼 때 절대 왕의 모습으로 볼 수 없다며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방지원 신라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비문이 유독 많아 학생들이 사료를 잘못 해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방 교수는 문장을 다섯줄 이상을 편하게 읽을 수 없는 교과서라며 ”검인정 교과서보다 훨씬 더 오랜기간 검토를 거친 국정교과서가 너무 헛점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날 중간 분석결과 발표에 대해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이 교과서의 문제점은 5학년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4학년, 3학년에게 대물림되는 것에 있다”며 열심히 분석한 내용을 반영해 오류를 하루빨리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석결과 발표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해당 국정 교과서의 문제를 이념의 문제가 아닌 논리적 정합성 등의 문제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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