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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팝핀현준 “아내 박애리 덕분에 슬럼프 이겨내…결혼 정말 잘했죠”
입력 2015-09-07 16:09 
사진=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MBN스타 남우정 기자] 몸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정도로 말을 잘할 줄 몰랐다. 팝핀현준은 몸으로 표현하는 것 못지 않게 자신의 신념을 또렷하게 말할 줄 아는 달변가였다. 그런 그가 6년 만에 가수로 돌아왔다. 단 두 곡이 실렸을 뿐이지만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은 ‘아임 남현준(IM NAMHYUNJOON)이며 타이틀곡은 ‘현준이와 함께 춤을이다. 제목만 보더라도 팝핍현준이 이번 앨범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팝핀현준의 이야기는 작곡가팀 패션뮤직을 통해 탄생됐다.

장우혁의 ‘미스터 잭슨이라는 곡을 쓴 친구인데 제가 이 곡을 정말 좋아해서 만나보고 싶었다. 올해 초에 만났는데 앨범 준비를 하고 있다니까 곡을 주기로 했다. 이 친구가 쓰는 음악엔 패턴이 없다. 그래서 좋았다. ‘현준이와 함께 춤을은 춤으로 이 사회를 힐링 해보자는 의지가 담겼다.”

함께 수록된 ‘미스 잭슨은 패션뮤직이 작업했던 장우혁의 ‘미스터 잭슨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정말 그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다. 마이클잭슨을 우상으로 생각했던 팝핍현준은 타이틀곡으로까지 점찍었지만 먼저 대중들에게 다가가길 선택했다.

2006년에 나온 곡인데 장우혁이 들려줬던 음악과는 시대적 차이가 있다. 같은 작곡가지만 그 사이에 이 친구도 늘었다. 처음에 타이틀곡으로 하려고 했으나 마이클잭슨에 가려질 걸 알기 때문에 좀 더 대중적인 모습을 먼저 보여주려고 ‘현준이와 함께 춤을을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이곡이 잘 돼야 ‘미스 잭슨도 보여줄 수 있다.(웃음)”

노래도 노래지만 팝핀현준은 춤꾼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준이와 함께 춤을을 통해 보여주려는 퍼포먼스가 관심을 모을 수 밖에 없다. 팝핀현준은 버퍼링춤, 최면댄스 등 포인트 퍼포먼스를 귀띔했다. 특히 마지막 후렴구에선 풍성한 볼거리를 예고했다.

노래에 버퍼링랩이 나오는데 그걸 표현할 수 있는 춤과 최면에 걸린 좀비 댄스도 나온다. 마지막엔 현준이와 함께 춤을 추자는 내용으로 슈퍼히어로 같은 캐릭터들이 나와서 함께 춤을 출 계획이다. 다양한 패러디를 하려고 하는데 댄서만 16명이 나온다. 꽉찬 무대라 저 역시도 기대가 된다.”

6년 전 앨범을 발매했을 때와는 팝핍현준에게 달라진 게 있다. 바로 와이프인 국악인 박애리가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는 것. 박애리는 춤꾼으로서 슬럼프에 빠졌던 팝핀현준을 꺼내준 것은 물론 오랜만에 가수로 돌아온 남편을 위해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 때 슬럼프가 왔었다. 분명 해왔던 동작인데 몸이 잘 안 움직이고 공연 시간이 길어질수록 한계가 보였다. 어떤 날은 동작을 안하고 넘어간 적도 있었다. 고민에 빠졌었는데 와이프가 ‘오늘 이기는 무대가 있으면 내일 지는 무대도 있다. 오늘 졌다고 이 무대가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해주더라. 무대 한 두 번 설 사람 아니지 않냐고 하는데 정말 결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색시는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라고 한다. 꼭 성공을 해야 되는 건 아니니 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다며 힘이 될 수 있는 건 도와주겠다고 하더라.”

국악인 박애리와 결혼하면서 팝핀현준은 변화하고 진화했다. 힙합 음악을 기반으로 춤을 추고 랩을 했던 그는 아내와 함께 KBS2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며 국악과 힙합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완성했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것과 동시에 퍼포머로서도 한 단계 발전했다. 팝핍현준은 스스로 제 2의 전성기를 열어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처음에 섭외가 왔을 때 잘못 연락한 줄 알았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지금까지 출연할 수 있었다. 준비하는데 스트레스가 상당하지만 해내고 났을 때 제 자신이 기특하다. 출연료의 10배 정도를 제작비로 투입하는데 돈은 또 벌며 된다. 하지만 지나간 무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무대에 설 때만큼은 전쟁에 나가는 군인과 같다는 생각이다. 콘셉트를 제대로 소화 못했다면 그건 무대에 안 선 것과 다름없지 않나?”

팝핀현준은 춤을 추는데만 20년, 아내 박애리는 국악인으로만 30년을 지내왔다. 둘이 합의 하에 만든 무대를 만드는 과정부터 결과까지 직접 촬영해 DVD로 기록해놨다. 동서양의 만남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조화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그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깔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화를 하되 서로 해를 끼치면 안 된다. 두루뭉수리하게 합치면 싼마이(싸구려, 저급한을 뜻하는 은어)가 된다. 국악 전통이 어떤지, 랩이 어떤건지는 알고 해야 한다. 예전에 ‘다함께 차차차를 부를 때 색시가 랩을 했는데 10명 중 9명이 국악인의 선을 넘는 게 아니냐고 걱정을 했다. 근데 그건 선을 깨는 게 아니라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다. 색시가 끼가 있어서 잘 하더라. 저도 아내 덕분에 국악에 관심이 많아졌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창작 판소리랑 마임 판소리에 도전하려고 한다.”

댄서, 안무가, 공연가, 화가, 영화배우 등 팝핀현준을 꾸며주는 단어는 많다. 그의 도전정신이 없었다며 이루지 못할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결국 마지막까지 듣고 싶은 말은 이름 그대로인 ‘팝핀현준이다.

찰리 채플린처럼 그냥 팝핀현준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름만 들어도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는지 알지 않나?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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