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 소비자는 ‘FAST’ 열풍…한국 전파 가능성은?
입력 2015-09-07 15:34  | 수정 2015-09-07 15:57

FAST는 한국에서 다소 생소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널리 전파되고 있는 소비 트렌드다.
FAST는 현재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공짜로(Free), 앱(App)을 통해 쉽게(Simple) 바로(Timely)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업들을 선호한다는 측면에서 생긴 신조어다.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FAST를 이들이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7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FAST 기업의 일례로 넥플릭스(Netflix), 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 쉽(Shyp), 인스타카트(Insta Cart) 등을 꼽을 수 있다.
넥플릭스는 영화, 드라마, TV 등을 스트리밍 형식으로 무제한 제공하는 업체다.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게임기, 휴대폰, PC 등 인터넷이 가능한 모든 단말기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동영상을 무료로 즉시 이용할 수 있다. 넥플릭스는 현재 4200여만편의 최신 영상물을 보유하고 있고 가입자수는 7000만명에 달한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도 FAST에 최적화 돼 있다. 우버택시는 앱을 통해 승객과 운전기사를 바로 연결시켜 주며 에어비앤비는 방이 필요한 사람과 방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무료로 연결시켜 준다. 우버 승객들은 운전자의 사진, 차량번호, 평점 등을 통해 기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신용카드 없이도 사전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결제를 할 수 있다. 공유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원활한 차량 공급도 가능하다. 우버는 2009년 설립당시 8000대에 불과했던 공유 차량수가 올해 2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고객이 소유한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빈방이나 침대를 다른 고객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소액의 돈을 받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전세계 190개국, 3만4000개 도시에 퍼져 있으며, 지역별 주택수는 유럽 120만채, 미국 60만채, 아시아 100만채에 달한다. 전통 호텔업계와 비교해보면 에어비앤비는 이미 하얏트, 라마다, 인터콘티넨탈 호텔을 넘어 100억달러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프리랜서를 활용하는 스타트업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쉽(Shyp)과 인스타카트(InstaCart)는 프리랜서를 고용해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결해 주는 주문형 서비스(On-Demand Service) 기업이다. 주문형 서비스란 고객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횟수의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요청하면 이를 기업이 오프라인으로 해결해 주는 것을 뜻한다. 배송이 필요한 고객은 쉽, 쇼핑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인스타카트, 청소가 필요한 고객에게는 홈 조이(Home Joy)를 이용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FAST시대의 도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기보다는 기존 기업들이 주문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시키면서 소비자들의 FAST를 충족시키는 변형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표기업으로 LG유플러스의 유플릭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 등을 꼽았다.
유플릭스는 월 7700원에 영화, 해외드라마 등을 포함한 콘텐츠를 TV 외 모바일 기기에서도 무제한 제공하는 서비스다. 실시간 지상파 방송, 동영상, 최신 영화 등을 스마트폰, 태블릿PC, TV에서 셋톱박스 없이 자유자재로 옮겨가며 볼 수 있다. 유플릭스는 모바일 전용 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고 TV로 보고 싶을 때는 전용USB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 때문에 보다 선명한 화질로 시청할 수 있고 TV로 영화를 보면서 카카오톡과 게임을 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카카오택시(카택)는 한국의 우버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에서 상용화돼 있다. 우버는 일반인의 공유된 차량을 이용하는 반면 카택은 기존 택시사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콜비를 받지 않고 택시기사를 불러주는 개념으로 운영된다. 카택은 우버와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승객이 원할 때 차량을 수수료 없이 무료로 제공해주고 신용카드 실물이 없어도 카카오 페이를 통해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FAST를 만족시킨다.
조 연구원은 "법적 제약에도 불구, 주문형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이 이미 포착되고 있는 만큼 규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발상으로 FAST를 만족시키는 기업들이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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