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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view] 돼지가 뭐 어때서, ‘돼지 같은 여자’
입력 2015-09-07 13:44 
사진=포스터
장문일 감독은 소란스러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으며 대수롭지 않은 일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황정음과 돼지의 환상 케미가 웃음과 눈물을 자극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김진선 기자] 영화 ‘돼지 같은 여자는 언뜻 보면 달달한 로맨스 같다. 어촌 마을에 유일한 총각 준섭(이종혁 분)과 그를 마음에 품고 있는 여자 재화(황정음 분), 유자(최여진 분), 미자(박진주 분)의 등장은 단순한 총각 쟁탈전으로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재화의 결혼식으로 시작해, 3년 전으로 시간을 타고 올라가는 ‘돼지 같은 여자는 ‘재화가 준섭이와 결혼을 할까라는 가정으로 시작해,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게 한다.

재화는 억척스럽게 생활력이 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버지는 늘 술에 취해있고, 동생은 학생, 어머니는 안 좋은 소문에 휩싸여 있다. 서울로 가자니 공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돼지를 열심히 키워 동생 뒷바라지 하고 집안을 일으켜 세울 생각으로 꽉 차있다. 때문에 아버지의 안 좋은 소식에도, 돼지 새끼가 태어나는 과정을 눈물을 삼키며 지켜볼 수밖에 없다. 책임감이라는 무게 때문이다.

언론배급시사회에서 황정음이 말한 대로, 돼지는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는 동물이다. 자신을 다 바쳐 사람들 생활에 보탬이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행복보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재화는 돼지의 삶과 비유된 셈이다. 펄떡거리는 장어를 키우는 유자가 사랑 앞에서도 물불 안 가리게 그려진 것도, 유자와 재화 사이를 줏대 없이 왔다 갔다하는 미자가 파리같은 여자로 그려진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돼지 같은 여자는 장문일 감독의 전작 ‘행복한 장의사 ‘바람피기 좋은날과 마찬가지로. 일상을 바라보는 듯한 평범함을 억지스럽게 담아내지 않았다. 소란스러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대수롭지 않은 일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도대체 미워할 수 없는 이종혁의 면모는 여실히 드러났고, 눈물에서 푼수끼는 여전히 챙겼지만 예쁨을 버린 황정음은 배우로서 더없이 예뻐졌을 뿐 아니라, 돼지와 환상의 케미를 선보였다. 오는 10일 개봉.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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