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로고 바꾸고 욕먹은 GAP·찬사받은 Google…뭐가 다를까
입력 2015-09-07 10:20 

#미국의 유명 의류업체 갭(GAP)은 지난 2010년 자사 특유의 ‘길쭉한 알파벳 로고를 교체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넷에 로고 시안을 공개했다 큰 곤욕에 처했다. 현재와 180도 다른 ‘낯선 모양을 본 고객들은 사상 최악의 아이디어”, 만약 이 로고가 매장에 붙는다면 난 더 이상 갭을 안 살 것” 등 분노에 찬 의견을 쏟아냈다. 항의전화와 비난 댓글에 시달리던 갭은 결국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로고 변경을 취소했다.
#펩시콜라는 지난 2008년 100만 달러(약 11억9000만원)를 들여 유명한 ‘태극 무늬 로고를 수정했다. 하지만 결과물이 예전 로고와 별반 차이가 없어 ‘왜 바꿨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왔다. 브랜드 전문가 롭 프랑켈은 펩시의 로고 변경이 아무 이유, 목적을 찾을 수 없는 시간 낭비, 돈 낭비”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로고 교체는 모든 기업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중대 사업이다. 로고가 기업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칠 뿐더러 교체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요한 로고 교체가 갭, 펩시와 같은 실패를 피해 성공을 거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글이 지난 1일(현지시간) 자사 로고를 변경하자, ‘경영학 구루 모임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은 구글을 모범 사례로 들면서 로고 교체를 원하는 기업이 고려해야 할 ‘성공 법칙 4가지를 소개했다.

▷ 로고를 바꿔야만 할 ‘분명한 이유를 찾아, 이와 새 로고 사이에 접점을 만들라
와튼은 구글의 새 로고는 사람들이 오늘날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에 최적화돼 있다”며 구글이 인터넷 환경 변화라는 ‘이유를 새 로고에 잘 녹여냈다고 풀이했다. 또 구글은 새로운 모기업 알파벳의 등장을 강조하기 위해서도 로고를 변경할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측면을 감안해 로고 교체를 성공리에 마친 기업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1년 로고를 교체하면서 예전 로고를 빙 둘러싸고 있던 ‘스타벅스 커피 문구를 없앴다. 커피 외 제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는 ‘이유를 로고로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 보는 이에게 영감을 주는 로고를 만들라
애플의 ‘베어물은 사과 디자인은 애플 유저에게 영감을 주는 인상적인 로고로 손꼽힌다. 와튼의 패티 윌리엄스 교수는 애플이 기존의 ‘무지개빛 사과 로고를 버리고 ‘은빛 사과를 채택해 깔끔한 느낌으로 브랜드에 영원함을 담았다”고 격찬했다.
트위터의 로고도 ‘높이 향하는 듯한 파랑새의 이미지로 유저에게 상승감을 안겨준다. 2012년까지 쓰던 초창기 로고는 새의 시선이 미묘하게 낮아 마치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줬다. 트위터는 새의 각도를 조금 높이는 것만으로 유저들의 기분을 ‘업시키는 강력한 효과를 만들어냈다.
▷ 일관성을 유지하라
구글 로고는 지금껏 여러 차례 바뀌어 왔지만, 파랑·빨강·노랑 원색을 가미한 특유의 알파벳 형태만큼은 그대로 유지돼 왔다. 이런 일관성 덕택에 사람들은 알록달록한 알파벳만 보면 바로 구글을 떠올린다.
나이키는 구글보다 훨씬 전부터 로고의 일관성을 철저히 지켜 왔다. 지금껏 수 차례 로고 색깔을 변경해 왔지만, 특유의 V자 모양 ‘나이키 스우시(swoosh)만큼은 절대로 바꾸지 않았다. 오랜 역사를 거쳐 ‘스우시 로고는 이제 나이키가 가진 가장 강력한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 업계 특성을 살펴라. 산업마다 ‘정답이 다를 수 있다
구글 웹사이트 첫 화면에 대문짝만하게 붙은 구글 로고는 기념일과 같은 특별한 날마다 모양이 바뀐다. 방문자들은 구글을 찾을 때마다 ‘오늘 로고는 어떤 모양일까, 내일은 또 어떤 모양일까 상상하며 관심을 두게 된다.
이를 두고 요한 버거 교수는 구글과 같은 인터넷 기업은 사람들이 홈페이지를 자주 찾기에 로고를 자주 바꿔주는 게 좋다. 하지만 그런 특성이 없는 제조업 기업이라면 그럴 이유가 없다”며 ‘답이 다를 수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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